[현대일보칼럼] 21세기 한국과 동북아
[현대일보칼럼] 21세기 한국과 동북아
  • 신경환
  • 승인 2013.03.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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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에 접어든지 십여 년이 지났다. 1000년의 단위가 가지는 무거움 뿐만 아니라 지난 10여 년 간 정치, 사회, 기술 등 전방위적인 변화가 집중된 시기였다.
우리는 1980년대에 가까운 이웃인 중국이 G2 강대국으로 성장하리라 생각하지 못했고 1990년까지는 소련이 해체될 것으로 예측하는 사람은 없었다.
2000년까지는 미국의 심장인 맨하튼이 공격 당할 것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었고 2010년이 되기 전에는 세계 1, 2위의 경제대국인 미국과 일본이 경제 위기에 빠지리라고 믿기 어려웠다. 같은 시기 한국의 변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1980년대 말에 대통령을 직선제로 선출하게 되었고 1990년대에는 각하로 칭송했던 노태우, 전두환 전직대통령들이 죄수복을 입고 법정에 서는 모습도 보았다. 2000년대에는 남북한 정상이 평양에서 만나는 역사적인 순간도 연출 되었다.
2010년대 이후 한국은 미국의 헐리우드를 위협하는 한류라는 아이콘으로 전세계 대중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이제 아무도 우리 스스로를‘손바닥만한 나라’라며 한탄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한국은 1970년대에 북한보다도 낙후된 경제상황에서 일본에 비해서 기술적으로 50년은 뒤졌다는 위기감과 패배감 속에서 묵묵히 살아왔다.
오늘날 한국의 대기업들은 국제적인 기술표준을 설정하고 있으며 일본과 중국의 젊은이들이 우리나라의 대중가요를 따라 부르고 있다.
지난 반세기를 목도한 사람이라면 상전벽해(桑田碧海)라는 표현을 쓰는 것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저명한 역사가인 카(EH. Carr)는 ‘역사는 미래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현재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한다’라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현재를 잘 이해해야 미래를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우리가 어떻게 현재의 모습을 만들어가느냐에 따라 보다 나은 미래가 결정될 것이다.
현재 한국은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우리가 어떤 모습의 선진국이 될지는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다. 우리는 미국, 일본, 유럽과는 다른 작지만 큰 나라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 스스로가 현재 우리의 모습을 가꾸고 현재를 바탕으로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 우리사회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직관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중첩된 모순을 풀어서 생각할 수 있는 혜안도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우리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사고의 범위를 넓히고 생각을 열어 두어야 할 것이다.
냉전 이후 형성되었던 미국 중심의 단극체제(單極體制)는 중국의 부상과 유럽의 쇠퇴로 국제사회에서 절대적인 기준이 되지 못하고 있다.
새롭게 형성될 국제체제에서 이제 한국은 변방의 작은 나라가 아닌 국제체제의 한 축을 담당해야 한다.
물론 이는 특권이면서도 어려운 부담이다. 한국의 민주주의는 불과 20여년의 경험을 가지고 있다.
아직 한국식 민주주의의 형식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민주주의가 파벌간 다툼이 아닌 단합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수단이 되어야 한다.
현재 한국사회를 분열시키고 있는 진보와 보수의 이분법적인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보다 계몽된 인식을 보편적으로 확대시켜야 한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이제 통일된 한반도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한다. 통일은 우리가 아무리 간절히 원해도 그냥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또한 우리가 아무리 뒤로 미루고 싶어도 통일을 늦출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한국이 선진국이 되는 것에 있어 통일은 필수적인 조건이면서도 잘 넘겨야 할 위기이기도 하다.
우리는 아직 21세기 신한국이 되기 위해 뜨거운 격변의 과도기를 지나오고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지금 우리 사회에서 나타나는 논쟁과 이슈를 슬기롭게 분석하고 감정에 얽매이지 않는 올바른 판단 통해 더 나은 결과를 위해 단합된 사회를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 필자

 

신경환

국제정치박사, 한서대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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