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우리집 안전지킴이 ‘단독경보형감지기’
[기고]우리집 안전지킴이 ‘단독경보형감지기’
  • 최강수
  • 승인 2011.04.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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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소방서 소방교

몇 년 전의 일이다. 화재출동 신고를 받고 출동한 현장에서 연기로 인해 질식한 환자를 구조해 병원으로 이송한 경험이 있다.
당시 환자는 술을 마신 상태로 집에 돌아와 간단하게 식사하고자 가스레인지에 냄비를 올려 데워지기를 기다리다 술기운 때문에 잠이 들었고, 그 사이 과열된 냄비에서는 음식물이 졸아들면서 연기가 대량으로 발생했다. 방 안에 가득 찬 연기로 인해 질식된 환자를 깨운 것은 그가 키우고 있던 강아지였다. 강아지가 환자의 배 위에서 뛰어 잠이 깬 환자는 연기를 많이 마신 상태에서 겨우 119에 도움을 요청하고 다시 쓰러졌다. 신속하게 출동하여 환자를 구조하고 병원으로 이송하면서 그 강아지가 없었으면 환자는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새롭다.
 현재 건축법령에서 구분하고 있는 주택 중에서는 공동주택을 제외한 단독주택, 다세대주택, 연립주택, 다가구주택은 소방법령에 명시된 소방시설 설치대상에서 제외된다. 그 환자가 거주하던 주택 또한 다세대주택으로서 화재 사실을 강아지가 알려주지 않았더라면 환자는 술에 만취한 상태로 훨씬 많은 연기를 마셔야 했을 것이다.
그 강아지가 할 역할을 대신 해주는 것이 바로 단독경보형 감지기다. 단독경보형 감지기는 다른 경보설비가 전문적 시공을 해야 하는 것과 달리 9V 배터리로 작동하며, 간단하게 설치가 가능하면서 화재시 발생하는 연기를 감지해 경보를 발령하는 제품이다.
작년 한 해 동안 부천에서 발생한 화재사고는 426건으로 그로 인해 발생한 인명피해는 사망 3명, 부상 21명으로서 그 중에서 주택에서 발생한 화재 102건으로 인해 발생한 피해는 사망 2명(66%), 부상 11명(46%)이다. 전체 화재 중에서 주택화재가 차지하는 비율(24%)에 비해 인명피해는 무려 3배에 달한다는 것은 주택화재가 주로 모든 사람들이 자고 있는 새벽과 같은 취약시간대에 일어나기 때문이며, 그만큼 빠른 화재인지와 대피, 소화기를 이용한 진압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작년 말 서울에서 부천으로 이사오게 되면서 현재 담당하고 있는 화재예방대책 기획업무는 바로 내 가족의 안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되었고, 내 가족을 지키는 일이기에 전보다 그 중요성이 더욱 절실하게 실감된다.
소중한 내 가정의 안전을 위해 도둑을 막으려는 노력으로 현관에 잠금장치를 설치하는 것과 같이 화재로 인한 내 가족과 보금자리를 지키기 위한 작은 투자로 단독경보형 감지기를 설치해보는 것은 어떨까? 그리고 한 가구당 하나의 소화기를 준비해 만약에 일어날 수 있는 화재사고로부터 내가 직접 우리 가족의 안전을 지켜주는 것은 어떨까? 귀중한 첫 보금자리를 마련한 가정에 집들이 선물로 흔한 휴지나 세제보다 소화기 한 대를 선물해주는 것은 어떨까? 작은 준비와 배려가 쌓여 큰 사고로부터 나와 내 가족의 안전을 지켜줄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소방방재청에서 추진하는 「화재와의 전쟁」화재로 인한 인명피해 저감 차원 뿐만 아니라 여러 유관 기관들도 단독경보형 감지기 보급에 힘쓰고 있으며 신축 건물을 지을 때 단독경보형 감지기 설치를 의무화 하는 방안도 추진 중에 있다.
단독경보형감지기는 작지만 화재 발생 시 생명을 지켜주는 ‘지킴이’로서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을 널리 홍보하고 보급해 각 가정마다 실내마다 단독경보형감지기를 설치해 화재로 인한 인명 피해를 줄여 안전 한국을 앞당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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