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시단]농부일기
[월요시단]농부일기
  • 김계은
  • 승인 2011.04.04 00:00
  • icon 조회수 186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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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진 아버지 발뒤꿈치 사이로

농부의 생 70년이 쏟아져 나왔다

 
먼지처럼 훌훌 털어버린 지난날은

탁배기 한사발이면 시원타 하셨지만

 
논두렁에 잡힌 발목은 평생 놓아주지

않으리라는 것을 아버지는 알고 있었다

 
힘겹게 베어버린 벌판엔 이삭으로

남겨진 계절이 버티고 있었고

아버지 상처 같은 쌀 알갱이

설그렁 설그렁

눈물처럼 삼키며

자식들은

나무처럼 살아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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