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일보 칼럼] 곽복산, 한국 언론과 언론학의 개척자 (7)
[현대일보 칼럼] 곽복산, 한국 언론과 언론학의 개척자 (7)
  • 이상철
  • 승인 2019.03.10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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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복산은 이 저서의 서두에서 일상생활에서 나누는 대화를 언론의 모체라고 했다. 언론의 모든 매체는 인류역사가 시작되면서부터 어떠한 형태로든지 발생하였다. 그리하여 언론현상은 인류사회가 여러 단계로 발전한 과정속에서 하나의 사적 구성체로 인식되어야 한다고 했다. 

이런 배경하에서 곽복산은 언론에 관한 정의를 이렇게 내렸다. 실로 언론은“인간의 눈이요, 귀요, 입이요, 삶의 외침인 표현이다. 또한 민주주의 원형인 것이다”라고 했다. 

곽복산의 언론에 관한 정의는 아주 본질적이면서도 아주 폭넓은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첫째, 언론을 가리켜“인간의 눈이요, 귀요, 입이요, 삶의 웨침인 표현”이라고 한 것은 대인 커뮤니케이션을 말하는 것으로써 미국에서는 스피치 커뮤니케이션(speech communication) 혹은 커뮤니케이션이라는 별도의 학과가 있다.

그리고 저널리즘과 매스커뮤니케이션 학과에서는 매스미디어를 통한 모든 커뮤니케이션 현상을 다룬다. 여기서 저널리즘은 학부(학사)중심으로 주로 전문적인 언론인(Journalist) 양성을 주된 목적으로 하고 있고, 매스커뮤니케이션은 대학원(석사,박사)중심으로 다양하고 폭넓은 연구에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전문적인 연구기관이나 교직에 종사하는 사람에 초점을 맞춘다.

그러나 커뮤니케이션과 매스커뮤니케이션은 상호 불가분의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저널리즘이나 매스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하는 학생이 커뮤니케이션 학을 부전공으로 듣지 않을 수 없다. 마찬 가지로 일반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하는 학생도 부전공으로 저널리즘이나 매스커뮤니케이션을 듣지 않을 수 없다. 

그러면 곽복산이 말하는 언론을 가리켜 “인간의 눈이요, 귀요, 입이요, 삶의 웨침인 표현”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는가? 이를 구체적으로 보기로 하겠다. 

대인커뮤니케이션은 언어(verbal)에 의한 커뮤니케이션과 비언어에 의한 커뮤니케이션으로 구분된다. 대인커뮤니케이션은 대인간 말로하는 언어적인 표현도 중요하지만 무언의 언어(silent language) 또는 몸짓언어(body language)도 못지않게 중요하다. 

여기서 무언의 언어에 의한 표현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첫째, 몸동작 또는 얼굴표정(facial expression)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이 있다. 이런 커뮤니케이션의 유형으로는 제스처, 몸가짐(posture), 얼굴표정(미소,너털웃음,찡그림, 하품), 눈동작(윙크나 시선), 손 놀림 등이 있다.

둘째, 대화의 간격에 의한 표현이 있다. 인간은 나면서부터 삶에 필요한 공간이 필요한 것 같이 대인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도 일정한 공간(space)이 필요하다. 이를 우리는 대화상의 거리(conversational distance)라고 하는데 이 거리가 가까우냐 머냐에 따라 커뮤케이션 내용이 다르게 된다. 이 대화상의 거리는 문화횡단적인 커뮤니케이션(intercultural communication)에서도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북아메리카인의 대화상 거리(conversational distance)는 남아메리카인들과 비교해 먼 것이 특징이다. 

마찬 가지로 북아메리카인의 대화상 거리도 한국인 보다 멀다. 이에관해 북미 인과 남미 인의 대화의 어려움에 대한 이런 일화가 있다. 

어느 날 북미 인과 남미 인이 복도에서 만나 대화를 하는데 대화상의 거리가 먼 북미 인은 남미 인이 너무 가까이 다가 오니 까 대화상의 안전한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 자꾸 뒤 걸음을 치다 보니까 제대로 대화도 하지 못하고 복도의 한 끝에서 다른 끝까지 밀려갔다는 것이다. 마찬 가지로 한국인이 미국인과 대화를 할 때도 우리의 방식대로 너무 가까이 다가 가면 실례가 된다. 

셋째, 근접언어적 커뮤니케이션(parala

ngauge)이 있다. 이는 커뮤니케이션의 효과를 높이기 위 해 음성을 높힌다든가 말을 빠르게 또는 느리게 한다든지 하는 일체의 음성효과를 말한다. 

넷째, 신체적 접촉에 의한 커뮨니케이션(haptics)이 있다. 대인커뮤니케이션은 단순한 말 보다는 상대방의 등을 거볍게 두드려 준다든지 포옹을 하는 것과 같이 대인간의 접촉(touching behavior)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의 효과가 더 클 수 있다. 

다섯째, 신경성 커뮤니케이션(nervantic

s)이 있다. 우리는 간혹 필요이상으로 불안하게 손을 비빈다든지 부동자세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장면을 볼수 있는데 이는 대화자가 긴장을 하고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공직에 출마한 후보자가 청중이나 텔레비전에 출연해 연설을 하거나 어려운 질문이나 예기치 않은 질문을 받게될 때 땀을 필요 이상으로 흘리는 것을 간혹보게 되는데 이는 후보자가 긴장하고 있거나 당화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를 신경성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한다. 

여섯째, 미적커뮤니케이션(artifacts) 있다. 미적커뮤니케이션은 말 그대로 옷, 향수, 안경, 화장, 머리스타일 등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을 말한다. 

예를 들어 어느 학생이 학교수업을 들을 때는 평시복(casual)을 입다가 파티나 취업인터뷰를 하러 갈때는 말끔한 정장을 하고 가는 것은 상대방을 존중하며 예의를 갖추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곱째는 사회환경적커뮤니케이션(socio-environmental)이 있다. 이는 인간의 행위에 의한 커뮤니케이션이 아니고 북소리, 연기, 경적, 사이렌과 같은 원시적 커뮤니케이션을 의미한다.

곽복산이 그리고 언론을 가리켜 “민주주의의 원형”이라고 한 것은 언론이 없이는 민주주의가 불가능하며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언론의 자유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 독립선언문의 창시자이며 3대 대통령을 역임한 제퍼슨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언론의 자유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이렇게 말했다. 

만일 나에게 “신문없는 정부와 정부없는 신문”가운데 하나를 택하라고 한다면 나는 서슴치 않고 “정부없는 신문”을 택하겠다고 했다. 이는 민주국가에 있어서 언론의 자유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맥락에서 곽복산이 언론을 민주주의의 원형이라고 한 것도 그만큼 민주주의 국가에서 언론자유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 필자

이상철

중앙대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학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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