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시단]오아시스

2011-05-09     김계은

쪽방 유리창 저편 부딪친 햇살이 미끄러져 내려온다

 

긴 호흡 요란하게 울리는
괘명종 아우성에

 

가난을 쓸어 담은
오래된 사진첩이 돌아눕는다

 

헝클어진 고단이 손끝에 달려
자식을 안고 선 어머니 손등엔

 

핏발이 서려 있었지만
미끄러진 햇살들이 놀고 있었다

 

정지된 시간 속
어머니 이마를 타 넘어 가는
굴곡진 흔적 어딘가에서

 

빛바랜 새치 하나를 뽑고 있는 어린 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