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고]인천 연희119센터에서 함께한 시간
[투고]인천 연희119센터에서 함께한 시간
  • 김나래
  • 승인 2011.03.11 00:00
  • icon 조회수 2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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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천의과대학교 응급구조학과

전공공부를 하며 미래의 응급구조사가 되기 위한 발걸음을 차근차근 내닫고 있던 시기에 실습이라는 말을 듣고 두려움 반 기대 반 감정이 섞여 있었다.
2학년을 보내고 4학년이 되어 마지막 소방실습을 하게 됐다. 2주라는 기간이 주어졌지만 내겐 너무나 짧게 느껴지는 기간이다. 왜냐하면 다양한 케이스를 접해보고 선배님들의 현장 응급처치법을 더 많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구급 출동 소리가 울리는 순간은 항상 긴장된다. 이 긴장감이 환자를 병원에 인계할 때까지 지속되는데 혹시나 환자 상태가 불안정해질까하는 마음인 것 같다. 이런 마음을 조금이나마 덜기 위해선 나 자신이 편안해져야겠지만 환자 상태 파악에서부터 처치까지 제대로 된 술기들을 완벽하게 알고 있어야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구급차 안에서 선배님과 함께 응급환자 처치를 하면서 의식을 되찾는 환자들을 보면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했다. 물론 구급차를 타는 환자들이 모두 응급환자들만이 아니다. 만취자, 단순이송, 미이송 등의 출동들이 있을 때마다 힘 빠지게 하는 것들이 있다. 정말로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 이용되어야 하는 구급차가 이런 것들에 시간을 빼앗기고 있다는 데 안타깝고 화가 나기도 한다.
응급처치가 말 그대로 응급처치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환자의 마음, 감정을 파악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느꼈다. 환자의 입장에 서서 병원에 이송하는 것에 앞서서 지금 당장 환자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서 그 필요함을 충족시켜준다면 나만이 아니라 환자도 만족감을 느낄 것이다.
어느 환자분이 너무 아파서 우는 상황이 벌어졌었다. 나는 이 상황을 어찌해야하나 고민하다가 환자 옆에 앉아서 환자의 손을 부드럽게 잡아주고 위로해드리며 병원까지 가면서 이야기를 나눴다. 거동이 불편하신 듯해서 진료실까지 부축해드리고 치료 무사히 잘 받으시라고 말씀드렸더니 환자분께서 연신 고맙다며 내 손을 놓지를 못하셨다. 환자의 마음을 다 알긴 어렵지만 알려고 노력하는 자세를 가지고 있다면 환자에게 다가서기 쉽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직은 준응급의료종사자의 수준이어서 서툴고 미숙한 부분들이 있지만 최선의 처치와 함께 병원에 가서 보다 편안한 마음으로 치료받을 수 있게끔 하는 능력을 길러서 누구보다 자신 있게 처치할 수 있는 응급의료종사자로 거듭나야 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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