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성남시청 직원들은…
요즘 성남시청 직원들은…
  • 김정현
  • 승인 2010.1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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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사회부·국장대우

지난 10월 25일 부터 오는 3일 까지 시의회 청사 1층 로비에서는 독도 최초 주민, 고 ‘최종덕 옹의 독도 생활 자료전’이 열리고 있다.
울릉도 오징어잡이 어부인 최종덕씨는 ‘독도를 아무리 대한민국의 영토라고 주장해도 사람이 아무도 살지 않는다면 우리 영토가 될 수 없다’며 부인과 딸을 데리고 당시 무인도였던 독도로 이주를 했다. 단촐한 3식구는 낮에는 요란한 괭이갈매기 울음소리를 벗 삼아 고기잡이를 하고 밤에는 거센 파도 소리에 단잠을 설쳤지만 오직 일본으로 부터 우리 땅을 지킨다는 일념에 외로움을 느낄 시간이 없었다. 울릉도에서 가져온 판자를 엮어서 오두막을 짓고 식수를 구하기 위해 가파른 돌산에 계단을 만들어야 했다. 태풍에 날라간 집을 다시 세우길 몇번인가 했지만 최 씨의 가족은 풍랑을 만난 우리 어부들의 구원처였고 동해 바다의 파숫꾼이었다.
전시회장에 걸린 빛 바랜 사진과 그의 사연을 읽다 보면 가슴이 뭉클해 지면서 ‘과연 애국이란 이런 것이구나’하는 마음에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요즘 사정 기관의 찬바람이 몰아치는 성남시청에도 이렇게 평범하지만 훌륭한 사람들이 많다.
추운 겨울 밤, 길에 쓰러져있는 노숙자를 껴안고 쉼터로 옮긴 공직자도 있고, 조경수의 둘레를 한치의 오차도 없이 일일이 자로 재서 옮겨 심은 여직원도 있으며, 아침 7시에 관내를 돌며 전봇대에 붙은 불법 광고물을 떼는 동장님도 있다. 묵묵히 일하는 이들의 땀과 노력으로 불과 30여년만에 광역시를 제외한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 최상위급 도시에 성남시의 이름이 올라있는 것이다.
허허벌판 맨땅에서 일어선 성남시는 한때 제주도의 2.5배, 충청남도 전체의 50%가 되는 시세를 일궈낸 도시다. 최근 미꾸라지 몇 마리가 흙탕물을 일으키면서 전체 공직자의 명예에 먹칠을하고 있지만 원래 깨끗한 물은 흐르면서 다시 맑아지게 된다.
신입 공직자의 눈에는 사무관 자리가 전부 돈으로 보일 수도 있고, 일부 시민들에게는 성남시청이 복마전으로 비칠수도 있지만 열심히 일한 결과로 자리를 차지한 훌륭한 간부와 소신과 신념을 지닌 직원이 대부분이다. 언론 보도와 같이 모두가 썩은 인간만 있다면 어떻게 수도권 최고의 도시를 이룰수 있었겠는가 !
감동이 있는 전시회인데도 불구하고 시의회 1층에는 관람객이 없어 썰렁하다. 홍보가 덜 됐는지 아니면 갑작스런 추위 때문인지는 몰라도 덩그러니 서있는 전시물이 마치 요즘의 성남시청 직원들의 모습이다. 그러나 직원들을 하나하나 들여다 보면 모두 다 시민들을 위해서 애쓰는 훌륭한 최 씨를 닮았다.    
공직사회가 안정을 찾지 못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간다. 어차피 구 시대에 저지른 일에 대한 책임은 법의 심판을 받게 되겠지만 성실하게 일하던 대부분의 직원은 빨리 초심으로 돌아가서 화합하고 합심하여 새롭게 도약하는 성남시를 일궈내길 시민들은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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