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고]방환미연(防患未然)
[투고]방환미연(防患未然)
  • 강만구
  • 승인 2010.0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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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남부소방서 지휘조사팀장

어떤 사람이 남의 집에 손님으로 갔다. 그 집의 굴뚝이 너무 곧게 세워져 있는데 그 굴뚝에서 빨려 나가는 불길이 너무 세고, 더구나 굴뚝 바로 가까이에는 불에 잘 타는 나무가 더미로 쌓여 있었다. 손님은 그것을 보고 매우 위험스러움을 느끼고 집주인에게 굴뚝을 굽히고 나무를 치워야 할 것이라고  건의했다. 그러나 주인은 손님의 말을 들은 체 만 체 했다.
얼마 안 가서 그 집에서 불이 났다. 이를 발견한 이웃들이 재빨리 달려와 불을 껐고 다행히도 이웃들의 도움으로 집은 얼마 타지 않았고 큰 손해도 없었다.
주인은 불행 중 다행이라 생각하고 불을 꺼준 이웃들을 위해 소를 잡아 푸짐한 음식을 마련하고 단단한 대접으로 고마움을 표시했다.
물론 불을 끄다 피부에 화상을 입은 사람을 제일 앞좌석에 앉히는 등 그 당시 공로가 많은 사람순서로 좌석을 배열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하지만, 화재를 사전 방지하라고 권유한 사람은 초청도 하지 않았다.
그때 좌중에 있던 한사람이 일어나 말했다.
“여보, 주인! 며칠 전 당신에게 건의한 그 사람의 말을 들었다면 오늘 같은 화재는 면했을 것이오. 그리고 소 잡고 술을 장만하느니 하여 많은 돈은 안 썼을 것 아니요, 소화 작업한 우리 공로의 크고 작음을 가지고 고마움을 베푸는데 하물며 그날 위험하다고 건의한 그 사람의 고마운 마음은 왜 몰라주시오!”하고 말을 꺼냈다.
주인은 그 말을 듣고 얼굴이 뜨거워져 어쩔 줄 몰라 결국 그 건의한 손님을 모시고 와서 제일 윗 좌석에 앉혔다고 한다.
방환미연(防患未然)에 대한 유래로서 재화를 당하기 전에 미리 막는다는 내용이다.
소화전은 불을 끄기 위한 시설물이다. 종류에 따라 옥내와 옥외로 구별되며 옥외소화전은 설치방식에 따라 지하식과 나누어진다. 특히 옥외소화전은 화재시 소방대가 물을 공급받기 위해 사용하는 중요한 설비로서 많은 비용을 들여서 설치한 것이다. 옥외 소화전에서 물이 나오는 구멍(방수구)양쪽에는 황동으로 암나사로 캡이 끼워져 있는데 이것은 한쪽 구멍의 소화전 개방 시 반대쪽으로 물이 손실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얼마 전 소화전 캡을 훔치다가 현장에서 잡힌 일이 있었다. 아무리 고철값이 오르고 그 절도가 생계형이라 해도 공용물인 소화전 캡을 훔친다면 이는 방환미연(防患未然)을 저해하는 행위로 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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