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他 지자체도 성과 못얻은 정책…의회 의결도 안받고 추진”
경기주택도시공사(이하 GH)가 아직 실체도 드러나지 않은 지분적립형 분양주택 홍보비로 50억 원 이상을 지출한 것으로 드러나 사업추진을 위해 보다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최근 GH가 경기도의회 도시환경위원회에 ‘광교A17블록 공공주택사업 신규투자사업 추진동의안’을 보고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유영일 경기도의회 도시환경위원회 부위원장(국민의힘, 안양5)은 최근 열린 제377회 임시회 제3차 도시환경위원회 회의에서 해당 부지에 대한 사업 추진안 심사과정에서 이 같은 내용을 지적하며 우려를 나타냈다.
유 의원은 이날 GH의 사업추진과 관련해 의회 의결을 받기도 전에 해당지구사업방식인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에 대해 50억원 이상의 홍보비를 지출한 것에 대해 우선 강하게 질책했다.
또한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의 정책적 실효성에 대한 우려와 함께 GH측에 보다 신중한 접근을 요구했다.
유 의원과 경기도 등에 따르면 ‘광교A17블록 공공주택사업 신규투자사업 추진동의안’은 당초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2020년 도의회 의결을 받았다.
하지만 주택경기 변화 등으로 사업이 지연되면서 초기 자본이 부족한 청년, 신혼부부 등의 내집 마련 장벽을 낮추기 위해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을 포함한 일반분양주택사업으로 전환해 '지방공기업법'에 따라 의회 의결을 받기 위해 경기도지사로부터 제출된 안건이다.
유 의원은 이날 “2020년 도의회 의결을 받았던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사업이 추진되지 못한 사유와 4년이나 지난 지금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으로 전환하려는 사유”를 질의하며, “GH사장이 지난해 9월 경기도형 공공분양주택 추진방안으로 이 블록에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한 내용”에 대해서도 문제 삼았다.
유 의원은 “전임 지사 재임시절 추진했던 기본주택도 제도미비 등의 사유로 폐기돼 시작도 하지 못한 채 43억원 정도의 홍보비가 매몰비용이 됐다”고 언급하며, “해당 부지에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의회의 의결을 받아야 함에도 의회에는 사전설명도 없이 마치 결정된 것처럼 홍보하며 50억 원 이상의 홍보비를 지출한 사실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질책했다.
그리고는 “지분적립형 분양주택과 관련해 일각에선 유지관리비용으로 생활이 어려운 카푸어와 같이 하우스푸어가 될 것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며 “청년, 신혼부부 등에게 실질적으로 내집마련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주택공급정책에 대해 검토해 달라”고 당부했다.
GH의 이 같은 공급방식과 관련, 시작전부터 경기도의회를 중심으로 여러 문제점이 거론되며 부정적 시각이 일고 있는 가운데 지난 6월 개최된 제 375회 제2차 본회의에서 김근용의원(국민의힘, 평택6)고 공급 방식을 비판하는 대열에 앞서 합류했다.
당시 김 의원은 “청년과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초기 분양가의 일정 비율만 지분으로 취득하고 거주하면서 나머지 지분을 점진적으로 획득하는 방식의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은 초기부담금이 적어 무주택 청년과 신혼부부 등에게 내집 마련의 기회인 것처럼 홍보하고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고 전제했다.
그리고는 “청년과 신혼부부의 주거 이동의 자유를 제한하는 의무거주 5년과 전매제한 10년 등의 제약은 본래 취지인 주거 안정성보다는 오히려 불안정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며 “일반 주택담보대출 금리나 임대료 등 동일 조건으로 대출을 시행할 경우 월 납입금액에 차이가 없다”며 방식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한편 관련업계 일각에서는 지분적립형 주택 도입과 관련, 서울시에서 최초 시도된 바 있으나 아직 복잡한 제도와 절차, 주택가격상승 등의 여러 문제가 노출돼 기대만큼의 성과를 얻지 못한 것으로 평가하는 등 부정적 시각을 나타내고 있다.
수원/심재호 기자 simjh0604@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