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인천시 서구발전협의회 회장
과거에는 비가 오지 않으면 농사가 되지 않고 농사가 안되면 곧 나라의 사회와 경제 등의 붕괴와 직결되기 때문에, 비를 내려 달라고 하늘에 기우제를 지냈다.
비가 올 때까지 지내는 기우제를 흔히 ‘인디언 기우제’라고한다. 비가 올 때까지 지내면 되니까 성공률 100%의 가장 확실한 비를 부르는 방법이라 할 수 있다.
하늘에서 내리는 비를 인간이 내리게 하는 마땅한 방법이 없으니 아메리카 원주민에게는 기우제가 공동체 구성원들을 결속시키고, 개인의 삶을 제대로 영위하게 만드는 도구로 사용된 것이지만, 현재는 인공강우 기술의 발전으로 인위적으로 비를 내리게 할 수 있다.
2015년 환경부·서울시·인천시·경기도는 인천시 서구에 수십 년간 수도권쓰레기를 매립하여 생긴 피해를 일방적으로 감내해 온 인천시민과 주변 지역주민을 위해 수도권매립지 사용을 종료하는 것에 대해 합의했고, 합의후 현재까지 수도권매립지를 대체할 매립지를 조성하는 데 힘을 모으고있다.
2021년 4자는 수도권 대체매립지 조성을 위해 입지 후보지 공모를 2차례(’21.1.14.~4.14., ’21.5.10.~7.9.) 실시했으나, 응모한 지방자치단체가 없었고, 2024년 3차(’24.3.28.~6.25.) 공모에는 1·2차 공모와 비교해 부지면적을 줄이고, 특별지원금을 3천억 원으로 확대하는 등 새로운 공모 조건을 내걸었지만, 이에 참여한 지자체는 전무하였고, 현재는 4차 공모를 준비 중이다.
대체매립지를 선정하는 단계도 아니고, 입지 후보지를 공모하는 단계조차 응모한 곳이 없다면, 공모 조건이 너무 까다롭게 부여된 것이 아닐까? 후보지 주변에 거주하는 주민 동의를 50% 이상 받게하고, 1,000톤 규모 소각시설을 부대시설에 포함시키고, 지자체에 처리 책무가 있는 생활폐기물만 처리하는것이 아닌, 건설폐기물과 사업장폐기물의 잔재물을 처리하는 규모까지 포함했다. 이런 조건에 응모할 수 있는 지방자치단체가 있을까?
그동안의 공모 조건은 모래주머니를 차고 달리기 대회에 나가서 우승을 바라는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경과를 지켜보면 환경부와 서울, 경기에서 수도권매립지 사용을 종료하려는 의지가 있었는지 의문이 든다.
인디언 기우제처럼 하늘의 뜻에만 맡겨서는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 총리실을 포함한 중앙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고, 특히 인천시에 쓰레기를 버리고 있는 서울시·경기도에서는 대체매립지를 조성하는 데 적극적인 태도로 혁신적인 방법을 모색하여 4차 공모에 힘써야 한다.
그동안 발목을 잡았던 까다로운 공모 조건을 과감하게 개선하고, 응모가능성을 높여 수도권 대체매립지 조성과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가 현실화 될 수 있도록 4자 간의 의지를 보여주지 않으면, 4차 공모도 1·2·3차 공모의 결과와 다를 바 없을 것이다.
환경부, 서울시, 경기도는 더 이상 300만 인천시민을 우롱하지 말고, 전향적인 자세로 대체매립지 공모를 성사시키기 바란다. 까다로운 공모조건으로 인해 4차 공모에도 응모가 없을 경우 서구발전협의회를 포함한 서구 시민사회단체에서는 공모 조건 결정 등 경위를 밝혀 그 원인을 파악하고 강력하게 그 책임을 물을 것이며, 인천시민의 의지를 보여줄 예정임을 천명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