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은 6·25 전쟁 휴전 70주년으로 AMAZING 70 사업, 6·25 참전유공자 제복의 영웅들 사업 등 6·25 관련 사업이 유달리 많았던 해였다. 그리고 올해는 전쟁 발발 74주년, 휴전 71주년이다. 70주년에서 1년이 지났을 뿐인데 작년만큼은 6·25 전쟁이 중요하게 다가오지 않는 듯한 느낌이 든다. 고작 1년이 지났을 뿐인데 작년만큼 상징적인 해가 아니라 그런지 금세 잊힌 기분이 드는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가 6·25 전쟁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게 어떨까 싶다.
나는 작년 9월 파주 적성면 설마리 지역의 유해 발굴지를 다녀올 기회가 있었다. 보훈 사적지 탐방 일정에 유해 발굴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작지만 꽤 가파른 산을 국군장병들이 오르며 발굴하는 장면을 보니 새삼 6·25 전쟁이 정말 있었구나 싶은 현실감이 찾아왔다. 운이 좋게도 유해가 발굴된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그곳에서 발견된 유해는 아주 작은 뼛조각 하나였다. 작은 뼛조각이지만 나의 상상 속에서 그는 완전한 모습을 갖추었다. 그는 젊고 꿈이 있었을 것이다. 가족이 있었을 것이다. 그는 힘든 싸움을 하고 덥고 춥고 배고팠을 것이다. 그 상상에 이르자 마음이 괴로웠다. 젊음을 바쳐서 그가 구하고자 한 것은 자유와 국가 그리고 가족이었을 것이다. 그의 마음을 생각하니 6·25라는 날이 새삼 무겁게 다가왔다. 올해도 경기북부보훈지청에서는 6.25를 기억하기 위해서 보훈 사적지 탐방의 하나로 경동대 ROTC 학군단 학생과 유해 발굴지를 방문한다. 미래의 영웅에게 과거의 영웅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이번에도 우리가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할 역사를 기억하기 위해서 우리는 작은 산을 오른다.저작권자 © 현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