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민주주의의 가치는 자유(自由)와 평등(平等)입니다. 그 중심에 국민이 있습니다. 자유는 보수가 지향하는 가치이며 평등은 진보가 추구하는 이념입니다. 두 저울추가 정확히 수평을 이룰 때 진정한 민주주의 가치는 비로소 완성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후퇴하고 있습니다. 시대착오적인 진보 편중 현상이 가속화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6.25전쟁 이후 폐허가 된 나라에서 가난 극복이 최대 화두였던 산업화 시기에 국민을 대상으로 혼란을 잠재우기 위한 심한 독재를 경험했기 때문에 우파들의 극렬 보수를 경계하는 심리를 어느 정도는 이해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소련과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의 붕괴 그리고 중남미 국가들의 좌파 정권 교체등 전세계인들이 외면한 사회주의적 좌파 논리를 이 시대에 신봉하는 사람들을 용인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고 오류입니다.
진보측 지도자들이 추구하는 핵심 이념인 평등도 그들 자신으로 인해 왜곡되고 무너진 지 오래입니다. 자기 편에 줄을 서지 않으면 사생결단으로 파멸시켜야 할 적(敵)으로 취급하는 극심한 편 가르기 행위는 평등의 가치를 명확히 위배하는 매우 위험한 일입니다. 반칙으로 부를 누리는 자들이 가난에 시달리는 사람 앞에서 빈부의 격차를 즐길 수 없으며, 불확실한 미래 앞에서 부모를 잘 만나 상상할 수도 없는 불공정한 혜택을 누리거나 학력이나 경력을 허위로 위조하는 행위로 인해 힘없는 젊은이들을 더욱 절망 속으로 등을 떠미는 행태를 더 이상 두고 볼 수는 없습니다. 또한 지식인을 자처하는 사람들의 여성을 향한 성도착적 회롱 발언을 남발하는 성차별 사고를 이대로 방관할 수 없으며, 누구나 언젠가는 늙어 갈, 노인에 대한 폄훼 발언이나 혐오하는 행위를 이대로 방치할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이 땅의 모든 갑과 을의 관계에서 시종일관 갑에게만 주도권을 허락하여 을의 고통을 모른 체 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이 모든 것들이 우리 사회의 중요한 가치인 평등을 극심하게 훼손하는 일이었습니다.
대통령이 못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가 잘하든 못하든 또 싫든 좋든 민의(民意)라고 일컫는, 국민들이 자기 자신의 결정으로 선택한, 권위를 인정해야 할 합법적인 당선자입니다. 그가 함량 미달의 대통령이라면 애시당초 대통령이라는 중차대한 자리에 보내면 안되는 일이었습니다. 설사 그 선택이 잘못되었다고 해도 어차피 임기는 정해져 있기 때문에 그 이후에 국민들이 원하면 정권을 교체하면 되는 일입니다. 그러나 선출한 이후부터 매일매일 끝도 없이 흔든다면 정권 획득이 목적인 정당 논리에 불과하고 극도의 혼란만을 초래할 뿐입니다. 또 흔들어 대는 사람들의 당사자가 공정과 상식에 어긋나는 사람이라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또 남녀와 노소 그리고 지역으로 편을 가르면서 교묘히 지지를 끌어내려는 사람이라면 더욱 심각한 일입니다.
대한민국의 작금의 상황은 그 얄팍한 계략에 국민들이 휘둘리는 형국입니다. 완장을 찬, 국민의 대표라는 자들의 위선적인 모습과 정치 야욕에 놀아나는 국민들이 존재하는 이상 이 나라의 미래는 없습니다. 심지어 그들은 파렴치한 행위를 수도 없이 저지른 자들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들의 사탕발림의 언행에 속아 맹목적인 지지를 보내 준다면 그들은 국민들의 경박한 노예근성을 끊임없이 이용할 것입니다.
'난파되기 직전의 배 후미에서 배출하는 / 시커먼 매연을 감수하며 / 새우깡 한 봉지에 생각을 저당잡힌 / 갈매기 무리들의 머리는 / 전두엽이 망실되어 함몰된 게 틀림없었다' '갈매기의 맹목'이라는 시에서 필자는 난파되기 직전의 배를 대한민국으로 은유하여 이 나라의 걱정스런 미래를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으며, 흉칙하게 변한 갈매기의 모습을 우리들의 일그러진 자화상으로 상징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국민들이 정말 잘 해야 합니다. 매번 선거 때마다 어김없이 반복되는 호남 지역 사람들의 공산주의나 사회주의 국가에서나 있을 법한 특정 정당에 대한 90%를 상회하는 싹쓸이 몰표 집중 현상은 대한민국의 후진적이고 기형적인 민주주의를 여실히 증명하고 있습니다. 헌법 제1조 1항에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주권을 가진 국민이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왜곡하는 일에 앞장선다면 이는 대한민국의 존폐가 걸린 매우 치명적인 일입니다. 국민들이 정신을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대한민국은 달콤한 포플리즘이나 잘못된 정치 지도자의 야욕에 속아 극심한 고통을 겪고 나서야 뼈저리게 목격해야 했던 좌파 사회주의 국가들의 몰락을 어쩌면 우리도 경험하게 될지도 모를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