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지전문가 검수·컨설팅 통해 성차별 요소 예방
다리 벌리고 모으고 디자인…의사는 남성 표현 지적

경기도가 정책 홍보물 발간 전 성인지 전문가의 사전 컨설팅을 받아 성차별적 표현 논란을 해소한 건수가 최근 2년간 무려 425건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경기도는 ‘양성평등 홍보물 제작 사전 컨설팅’ 도입 후 이 같은 문제점을 발견하고 조정 과정을 거치게 했다고 4일 밝혔다.
도의 사전 컨설팅 작업은 사업 담당자가 홍보물 제작 단계에서 1차 전문가 확인 단계를 거친 후 2차 개선의견 이행 여부를 확인받는 절차를 거쳐 홍보물을 배포하는 방식이다.
도는 확산성이 매우 높은 도 산하 공공기관 홍보물은 성인지 컨설팅 수행 및 반영 여부를 기관 경영평가에 반영해 관리하는 등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각종 홍보물·책자·동영상 등 도가 제작하는 다양한 홍보물에 대해 밑그림이나 시나리오 단계부터 사전 컨설팅을 실시해 실질적 개선이 되도록 돕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문제점이 노출돼 사전 권고를 받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실제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의 바이오센터 홍보물의 경우 제작 과정에서 연구원들을 모두 남성으로 표현한 성 차별적 시안이 결국 도의 사전 조정을 받았다.
경기도가 나서 여성과 남성 연구원을 모두 표현해 성별 대표성을 높일 수 있도록 조언한 것이다.
경기도일자리재단 역시 청년 면접수당 정책 홍보물 제작 과정에서 성중립적 캐릭터 사용을 권고 받았다.
남성 구직자는 다리를 벌리고, 여성 구직자는 다리를 가지런히 모으는 등 남성과 여성 다움을 조장하는 듯 디자인했기 때문이다.
경기도 가족다문화과의 홍보 포스터는 의사를 남성, 여성을 지원 인력으로 표현한 차별적 시안이 사전에 지적을 받았다.
도는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경기도 성평등 홍보물 길라잡이’를 제작해 도와 시군, 산하 공공기관까지 활용할 수 있도록 배포했다.
‘성평등 홍보물을 위한 온라인 교육’도 상시 운영해 공공 영역의 홍보물 제작 모든 과정에서 성인지 관점이 적용될 수 있도록 조치한 바 있다.
허순 경기도 여성정책과장은 “도민의 양성평등 의식 수준이 높아지고 있어 정책 홍보물을 제작할 때 성인지감수성을 가지고 업무에 임할 수 있도록 계속해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원/심재호 기자 sjh@hyundai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