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 이후, 43번째 5월 맞이하며
5·18민주화운동 이후, 43번째 5월 맞이하며
  • 현대일보
  • 승인 2023.05.16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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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북부보훈지청

복지과 길 효 빈

 

5월을 생각하면 은사님, 부모님, 그 슬하의 어린이들처럼 따듯한 감상이 떠오른다. 그렇지만 아직도 광주의 5월은 어느 집안의 슬픈 계절로 남아있다. 1980년 5월 18일을 전후하여 광주와 전남에서는 쿠데타로 들어선 신군부를 규탄하고 민주주의의 실현을 요구하는 민주항쟁이 일어났다. 신군부의 잔혹한 탄압으로 많은 사람들이 시위 현장에서 목숨을 잃거나 그 때 생긴 부상으로 사망했고, 어떤 이들은 끝내 행방을 알 수 없게 되었다.

폭력과 화기가 주는 공포에도 불구하고 투쟁을 멈추지 않았던 이유는 ‘날 때부터 주어진 권리’를 억압받으면서 사는 것이 훨씬 더 두려운 일이라는 걸 모두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언론의 자유가 짓밟히자 정치를 한다는 자들이 자국민을 죽이는데도, 다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그런 사건이 있는 줄 모르고 지나갔다. 그나마 영화<택시운전사>를 통해 잘 알려진 독일인 기자 ‘위르겐 힌츠펜터’ 와 힘없이 아버지의 영정사진을 안고 있는 꼬마 상주를 촬영한 프랑스 기자들 등 외신기자들의 활약으로 시민들의 항거가 폭도들의 소요가 아니라 민주항쟁이라는 것을 세계에 알릴 수 있었다. 

2023년에도 마치 1980년대의 우리처럼 독재 정권과의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나라들이 있고, 그 전쟁터에 우리나라 기자들을 포함한 외신기자들이 들어가 취재를 이어가고 있다. 개인의 두려움 앞에 자유를 향한 염원을 세운 이들을 위해서, 다가오는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에는 어느 가정 할 것 없이 따듯한 5월이 오길 기원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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