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리 마티스’가 전하는 온기환희의 전령
‘앙리 마티스’가 전하는 온기환희의 전령
  • 박신숙 기자
  • 승인 2023.03.20 17:33
  • icon 조회수 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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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문화예술회관서 ‘미디어아트 콘서트, 앙리 마티스 色을 입히다’
“화가 작품클래식 음악 접목…작가 일생 알게 된 좋은 콘서트”

 

“음표 하나는 색채이다. 음표 두 개는 화음을 이루고 삶을 이룬다” 앙리 마티스의 말이다.

3월의 주말 오후, 밀린 집안일을 뒤로 하고 다소 설레는 마음으로 친구와 함께 인천문화예술회관 공연장에 다녀왔다. 색채의 마술사 앙리 마티스의 작품과 국내 정상급 연주자들의 콜라보로 어우러진, 색채에 음악을 덧입힌 색다른 공연으로 꾸며졌다.

탄탄한 출연진 라인업 때문일까? 공연시작 1시간 전에 도착했는데도 지상&지하 주차장에 주차할 곳이 없을 정도였고, 입구 데스크앞에 줄지어 늘어선 대기줄은 어림잡아 만석을 채울 기세였다. 이 정도면 주최 측 입장에서는 대흥행인 셈.

출연진은 요즘 한창 줏가가 치솟고 있는 불타는 트롯맨의 최종 우승자 손태진을 비롯하여, 팬텀싱어 출신 테너 존노, 바이올린의 대니구, 소프라노 신현선, 피아노 문재원 등의 출연만으로 입소문을 타기에 충분했다. 

시작은 경쾌한 리듬에 맞춘 그라운드 잼의 탭댄스가 장내 분위기를 띄워주었다.

이어진 배우들의 공연은 야수파의 시초라 할 수 있는 모자를 쓴 여인 작품에서부터 색종이를 오려서 만든 컷 아웃 작품들까지의 서사를 담담히 담아내었다. 

미술사조에서 마티스를 흔히 야수파(Fauvism)의 선구자로 불리운다. 야수파는 자유로운 붓터치와 강렬한 색채로 자연의 이미지를 단순화, 원시적 생명감에 대한 동경을 추구했다.

평론가 루이 보셀은 1905년 살롱 도톤전에서 마티스와 그의 친구들의 그림을 본 후, 그 격정적 색채가 야수의 부르짖음처럼 들린다며 ‘야수파(Fauvism)’라는 별명을 붙였다고 한다.

또한 그는 음악가인 피에르 부아레(Pierre Boulez)의 영향을 받아 그의 작품에서 음악적 요소를 많이 활용하여 음악과 예술을 활용하는 연결을 시도했다. 

“나는 남달리 춤을 좋아하고 춤을 통해서 많은 것을 본다. 표현력이 풍부한 움직임, 율동감 있는 움직임, 내가 좋아하는 음악 같은 것을…춤은 내 안에 있다.” 이렇게 그의 거작 ‘춤’은 탄생됐다. 손에 손을 잡고 빙글빙글 돌며 추는 춤은 우리나라에 강강술래와 흡사하다. 이 익숙함 때문일까, 손태진의 열창 때문일까, 아니면 그의 작품 구조가 마치 객석 관중의 시선을 일부러 배려한 때문일까? 이유야 어떻든 관중들을 작품속으로 끌어들이는 듯한 몰입감은 대단했다.

노년에 관절염으로 더 이상 붓으로 그림을 그릴 수 없는 한계 상황에서도 색종이를 잘라 완성된 <이카루스> 영상까지 이어진 공연은 한 편의 인생 파노라마였다. 

공연 후 관중으로부터 열렬한 환호를 받은 테너 존노는 본 지와의 인터뷰에서 “인천 공연은 처음인데, 어찌 보면 인천의 데뷔무대라고도 할 수 있는데 세계적인 아티스트 작품과 배우들, 탭 댄서들과 춤, 색채, 음악이 어우러진 색다른 공연을 한 것 같아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면서 공연을 즐긴 관중들께 감사함을 표했다.

부부와 함께 오신 70대 어르신은 “공연이 기대이상이었다. 앙리 마티스라는 화가의 작품과 클래식 음악이 잘 접목해서 관객들의 이해도를 높여주고 작가의 일생에 대해 알게 된 좋은 콘서트”라고 만족감을 나타났다. 

지인과 함께 공연장을 찾았다는 30대 성모씨는 “시종일관 공연에 눈을 떨 수 없었다. 특히 미술과 음악이 같이 어울리는 것도 색달라서 좋았고, 연극요소, 음악공연 요소가 겸해져서 눈과 귀가 동시에 호강했다”며 이런 공연이 자주 있기를 기대했다.

“나는 마티스가 되고 싶다” 팝아트의 선구자 앤디 워홀의 말이다. 색채의 마법사 앙리 마티스가 그림을 통해 전하는 따뜻한 온기와 환희의 전령을 부러워하는 듯하다.

예술은 인간 삶이 보다 더 풍요로와지고 심리적 안정감을 갖게 해주는 긍정적인 측면이 많다. 그동안 코로나19로, 고물가로, 그밖에 다양한 사회갈등으로 인한 피로사회에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한 줌의 특효약이 아닐까 싶다.

색가(色價)를 가장 효과적으로 배열했던 원색의 마술사 마티스, 사람들은 그 색채의 마법에서 에너지를 얻게 되어 열광하는 것 아닐까.

박신숙 기자 pss@hyundai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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