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창지역, 女高없어 애먹는다
인천 서창지역, 女高없어 애먹는다
  • 박신숙 기자
  • 승인 2023.02.23 19:59
  • icon 조회수 6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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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림’ 남고 하나뿐…여학생들 장거리 통학 큰불편
“남녀공학 전환” 커지는 목소리…학교측은 소극적

 

인천 남동구 서창동에 여자고등학교가 없어 여고생들이 타지역으로 원거리 통학의 불편을 겪고 있는 가운데, 최근 도림고에 대해 남녀공학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학부모와 학생들의 목소리가 강하게 일고 있다. 

23일 인천 서창지역 학부모들과 학생 등에 따르면, 서창동에는 최근 40~50대 학부모들이 대거 아파트 등에 입주하면서 남녀 고등학교 자녀들도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 남녀 고등학생들 중 남학생들은 서창동에 소재한 도림고에 입학해 수업을 받고 있으나 여학생들의 경우, 이 지역에 여고가 없어 고교 진학이나 수업을 받기 위해서는 인근지역인 논현, 부평, 선학동 등 타 지역으로 배정받아 원거리 통학을 해야한다.   

결국, 여학생들은 4km 이상 되는 먼거리를 통학하게 되면서 남학생들에 비해 열악한 교통환경을 감수해야하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당사자인 여학생과 학부모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불편에 대해 지역 학부모 모임에서 지속적으로 교육 당국에 시정을 요구해 왔지만 지금껏 큰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서창 지역은 최근 해마다 중학교 졸업생이 늘어나 현재 도림고 학급당 평균 학생수는 25.3명이며 이는 인천시 평균 22.6명을 넘어서고 있다. 이 추세라면 최소 2024년까지는 서창동에 고등학교가 신설되거나 증설돼야 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창동 지역 자치연합이 나서서 남고인 도림고를 남녀공학으로 전환하고자 활동하고 있으나 도림고 학부모들이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남녀공학 전환시 수행평가 등의 내신평가에서 여학생에 비해 남학생이 상대적으로 불리하다는 점과 이성교제로 인한 학습 몰입도 저하, 각종 성범죄 가능성 등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서창지역 자치연합 진종국 대표는 “현재 서구 및 부평‧계양구 지역은 남녀공학 고교가 17개가 있으며 도림고를 남녀공학으로 전환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도림고를 남녀공학으로 만들면서, 교실 15개 정도 증설하면 타 지역에 배정받은 여학생까지 충분히 수용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한민수 인천시의원도 “남학생들과 달리 서창동 여학생들은 3년 동안 타지역으로 멀리 통학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여고 신설이 시급하나, 서창지역 인구가 4만여 명으로 고등학교 신설은 어려워 도림고를 남녀공학으로 전환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 강경석 인하대 교육학과 교수는 “서창지역 여학생들 교육의 기회균등을 위해서는 근거리 통학이 가능하도록 도림고를 남녀공학으로 전환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며 "학교 명칭은 ‘남고’, ‘여고’라는 표기 대신 양성평등의 원칙에 따라 현행 ‘도림고’로 하면 동문들의 반발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한편, 도림고측은 남녀공학 전환에 대해 소극적이다. 남녀공학 전환 추진을 위해서는 ‘당해학교 교육공동체’ 구성이 중요한 선결과제이나 현재 교육공동체 구성은 도림고의 학생, 학부모, 교직원, 학교운영위원회로 되어 있어 도림고의 남녀공학 전환추진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박신숙 기자 pss@hyundai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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