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 심각한데 “옹진군은 휴가중”
수해 심각한데 “옹진군은 휴가중”
  • 현대일보
  • 승인 2022.08.11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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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장대우 조희동

 

지난 9일 인천에서는 철도 선로가 침수되고 운행 중인 차량이 물에 잠겨 시민들이 직접 차를 밀어내는 등 도로가 빗물로 인해 아수라장이 됐다.

기상청에서는 앞으로 다음 주까지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과 강원지역에는 천둥 번개를 동반한 집중호우와 강풍이 몰아칠 것이라는 예보를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수도권의 모든, 행정기관들은 비상대기 상태에서 비상상황실을 가동하고 주민들의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

인천시도 인천시장을 비롯한 9개 군, 구의 기초자치단체장 등 간부급 공직자는 노란 점퍼의 근무복으로 갈아입고 피해 상황을 점검하는 등 앞으로 다가올 폭우에 철저한 대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인천시 옹진군은 예외다.

지난 9일 영흥면 선재리 등 영흥면 일대의 곳곳에서는 쏟아지는 폭우로 인해 가옥이 침수되고 도로가 물에 잠기는 등 침수지역 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으며, 자월면에서는 산사태가 일어나 도로 통행이 통제되고 농경지가 침수되는 등의 사고가 발생했다.

이처럼 천재지변으로 인해 섬에서는 긴급 사태가 발생하는 등 폭우로 인한 피해가 섬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옹진군수를 비롯한 재난안전담당관, 행정자치과장 등 관계 공직자들은 한가로이 여름 휴가를 즐기고 있어 군민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또한 기록적 폭우로 천재지변의 피해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는 주민들을 위해 24시간 비상 가동해야 할 옹진군청 재난상황실은 불이 꺼진 상태로 문이 굳게 닫혀 있는가 하면 관련 공직자에게 상황실을 운영하지 않고, 왜 불이 꺼졌냐고 물었더니 절전 중이라는 답변이다. 

이는 지나가는 개도 웃을 일이며 이를 군민들이 안 다면 가슴을 치고 통탄할 일이다.

특히 옹진군은 7개면 모두가 바다로 이뤄진 섬나라다. 때문에 폭풍우가 휘몰아치고 태풍이라도 발생하면 해일이 일어날 수도 있어 선박에 의한 인명피해는 물론 엄청난 재난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는 곳이 옹진군이다. 그러나 군민의 재난을 담당하는 재난안전담당관은 업무에 복귀하지 않고 휴가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군민을 우습게 안다는 것이다. 

군수는 휴가로, 서기관은 출장으로, 재난안전담당관을 비롯한 일부 과장들도 공직자로서의 직분을 망각한 채 아무런 죄책감과 일말의 양심도 없이 여름휴가를 위해 자리를 비우고 있다는 것은 대한민국 어느 관청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일이다.

이처럼 공직자가 본분의 책임과 임무를 다하지 못함으로 인해 공직사회의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지고 이에 따르는 긍지와 자부심 마저도 사라져 위기 대처에도 체계적이지 못하고 비상사태임에도 상황을 인식하지 못하는 등 공직자로서의 기본자질이 부족하고 무능한 영혼 없는 공직자란 말을 듣는 것이다.

이러한 조직이 민생을 책임지고 군민을 책임질 수 있는 조직이라고는 볼 수 없을 것이다.

군민에게 신뢰받고 주민들에게 존경받는 공직사회가 형성될 때 비로소 공직자로서의 긍지가 살아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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