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 물폭탄’ 쑥대밭된 경인지역 이틀간 사망·실종 6명… 人災 속출
‘400㎜ 물폭탄’ 쑥대밭된 경인지역 이틀간 사망·실종 6명… 人災 속출
  • 이천우 기자 /김종득 기자
  • 승인 2022.08.09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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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산사태·지반 침하·주택침수 등 사고 잇따라
인천, 5개 구 산사태 예보…도로·재래시장 빗물 잠겨

 

8일 0시부터 9일 오전 10시까지 이틀간 경기지역에 평균 230㎜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마치 양동이로 물을 퍼붙는 것같은 폭풍우였다. 

이같은 폭우로 도내 곳곳에서 산사태가 발생하고 하천이 범람하면서 인명피해와 주택침수, 도로통제 등 피해가 속출했다.

오는 10일까지 많은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돼 추가 피해 발생이 우려됨에 따라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9일 경기도와 기상청 등에 따르면 전날 0시부터 이날 오전 10시까지 내린 강수량은 여주 산북 412.5㎜, 양평 옥천 398.5㎜, 광주 392.0㎜ 등이다. 의왕, 광명, 성남, 과천 등에도 300㎜ 이상의 비가 내렸다.

누적 평균 강수량은 230.7㎜로 집계됐다.

 짧은 시간에 많은 비가 쏟아지면서 군포에는 전날 오후 10시 26분부터 한 시간 동안 112.5㎜, 성남에는 같은 날 오후 10시 45분부터 한 시간 동안 110.5㎜의 비가 내리기도 했다.

  광주에도 전날 오후 11시 14분부터 101.5㎜, 화성 역시 이날 0시 13분부터 107.5㎜의 시우량을 기록했다.

기상청은 9∼10일 이틀간 경기지역에 100∼200㎜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남부의 경우 많은 곳은 300㎜ 이상 더 내릴 것으로 예보돼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대비가 요구된다.

 이날 오전 4시 27분께 화성시 정남면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주변 공장의 직원 기숙사로 사용하는 컨테이너가 매몰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당국은 굴착기를 동원해 흙을 퍼낸 뒤 오전 8시 11분께 컨테이너 안에서 40대 중국인 1명의 시신을 수습했다.

  오전 1시 1분께 광주시 직동 성남장호원 간 자동차전용도로 성남 방향 직동IC 부근에서도 산사태가 발생했다.

  도로로 흙이 쏟아지며 인근을 지나던 렉스턴 차량을 덮쳤고 구조대가 출동했지만, 운전자 A(30·남) 씨가 숨졌다. 차량에 타고 있던 다른 2명은 부상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오전 0시 59분께 양평군 강상면에서는 60대 남성이 도랑을 건너다가 불어난 물에 휩쓸렸다가 숨진 채 발견됐다.

  앞서 전날 오후 11시 40분께에는 광주시 목현동 목현천을 지나던 한 시민이 "사람이 물에 휩쓸려 떠내려간 것 같다"고 신고했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일대를 수색하다가 이날 0시 15분께 주변 한 아파트 앞에서 숨진 채 쓰러져 있는 30대 여성을 발견했다.

  경찰은 이 여성이 발견된 곳에서 2㎞가량 떨어진 버스정류장에 있다가 정류장 지반이 무너지면서 인근 하천에 빠져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광주 목현동에서는 남매가 실종되는 일도 발생했다.

  이날 0시 43분께 주민 B(77·여) 씨가 집 주변 하천의 범람 여부를 살펴보기 위해 집 밖으로 나갔다가 들어오지 않자 동생 C(58·남) 씨가 따라나섰다가 함께 실종됐다.

한편 인천지역에도 시간당 8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도로와 차량이 침수되고 경인국철 열차 운행이 일부 지연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인천소방본부와 인천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까지 119에 신고된 호우 피해는 모두 274건이다.

10개 군·구에는 오후 6시 기준 224건이 접수됐으며 지역별로 부평구 69건, 중구 40건, 미추홀구 30건, 동구·남동구 20건, 연수구 19건, 서구 18건, 계양구 6건, 옹진군 2건 순이었다.

산림청은 이날 오후 11시 인천 10개 군·구 가운데 5개 구에 산사태 예보를 했다. 미추홀구와 서구에는 산사태 경보가, 연수구·남동구·부평구에는 산사태 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다.

인천시 관계자는 "현재까지 시민이 침수된 차량에 고립되는 등의 구조 신고가 4건 있었으나 부상이나 사망 등의 인명 피해는 없었다"고 말했다.

짧은 시간에 많은 비가 쏟아지면서 계양구 작전동 토끼굴과 미추홀구 경인고속도로 종점 지하차도는 이날 낮 12시 30분께부터 한동안 차량 통행이 통제됐다.

중구 운서2교도 1시간가량 통제됐으며 남동구 남동공단 입구 삼거리의 차량 통행도 오후 들어 통제됐다. 경인국철 1호선 주안역∼도화역 선로 인근은 오후 한때 침수돼 열차 운행이 한동안 지연됐다.

비슷한 시각 부평구 부평경찰서 앞과 미추홀구 제물포역·주안역·동인천역 인근 도로와 상가들도 빗물에 잠겼다. 이로 인해 도로를 달리다가 바퀴가 물에 잠긴 차량을 시민 4∼5명이 직접 미는 모습도 목격됐다.

낮 12시 58분께 미추홀구 용현동 한 도로에서도 차량이 빗물에 침수돼 탑승자 2명이 구조되기도 했다.

앞서 오전 미추홀구 도화동 제일시장에 흙탕물이 들어차 가게 영업에 차질이 빚어졌고, 중구 중산동에서는 일부 주택과 도로가 빗물에 잠겨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인천시는 비상 2단계를 발령하고 10개 군·구와 함께 직원 746명을 투입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수도권기상청 관계자는 "인천에는 모레(10일)까지 집중호우가 계속될 것"이라며 "시간당 40∼80㎜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수원/이천우 기자 leecw71@hanmail.net 

/김종득 기자 kjd@hyundai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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