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위기의 언론
흔들리는 위기의 언론
  • 현대일보
  • 승인 2022.07.19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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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중 오
고양주재·국장대우

 

신문을 펼쳐보면 신선한 정보도 얻고 또 다른 생각도 할 수 있고, 마음에 평화를 누릴 수 있는 언론이 되어야한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우리 언론이 위기에 봉착되어 있다는 사실은 어느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일부 신문은 말할 것도 없고 전파매체도 크게 다를 바 없다.

때문에 충고와 함께 진심으로 걱정해준 분들도 있지만 최 일선의 기자로서는 그동안 우리가 모래성을 쌓았다는 자괴감이 들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이는 사회의 급변으로 인한 언론환경이 격변하고, 독자나 시청자들은 어느 순간부터 수동적인 소비자에서 스스로 뉴스를 생산하는 다른 형태의 언론매체로 변화되어 가고 있다. 모두가 고분고분하고 칭찬만하지 않으면 못 마땅해 한다.

그러나 바른 언론이 되기 위해서는 어느 누구의 편에도 서지 말고 사실을 근거로 해 비판하고 견제해야 함은 당연하다.

사실무근의 내용으로 상처를 주거나 인권침해를 하는 일이 없어야하고 혹여 취재과정에 잘 못한 일이 있을 때는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바로 정정해야 마땅하다.

관훈 클럽이 발간한 ‘한국 언론의 품격’이라는 책자를 보면 한국 언론의 위기와 나아갈 길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한다. 이 책에 지적된 위기의 ‘삼각파도’는 1)인터넷과 SNS의 등장으로 인한 전통매체의 산업적 위기 2) IMF 이래 심화된 ‘경영에 봉사하는 편집’ 풍토 3)갈등과 양극화로 인한 진영논리와 자사 이기주의 등이다. 이런 세 가지가 상승작용을 일으켜 언론에 대한 불신을 초래하고 사회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의식은 진지하고 심각할 정도다. 이 책에서 핵심단어로 ‘품격’이라는 단어를 설정한 것은 아주 의미 있고 예의 주시할 대목이다. 여기에 보태면 기사의 품질, 기자제도, 언론의 자기성찰, 언론 법제, 편집과 경영의 관계 등이 제대로 형성되어야 품격을 높일 수 있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품격은 기본적으로 타고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지만 훈련과 교육에 의해 얼마든지 후천적으로 체득될 수 있고 배양될 수 있다. 실제로 기자들 개개인의 노력과 자성, 언론 경영자들의 사명감 등 원론적인 점에 대해 특히 강조돼야 할 것은 기자제도에 대한 개혁도 한 몫을 차지할 수 있다. 대부분 국민들은 현재 한국 기자제도는 전반적인 재건축이 필요함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같은 요구는 채용제도, 저널리즘스쿨 도입, 개개인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게 하는 인력 운용제도 정착 등 다양한 부분에서 찾을 수 있다. 특히 일선 지방지의 시ㆍ군 단위 주재기자들의 열악한 환경을 보면 그 면면이 품격을 갖추기에는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다. 한 마디로 기자의 자질을 높이고 기사의 품질을 개선하는데 한계가 있다.

성실하게 취재하지 못해서, 역량이 모자라서, 주관에서 헤어나지 못해서 등 각종 이유가 될 수 없다.

기자들은 독자적으로 치열한 경쟁을 통해 언론의 야성을 회복해야한다.

기자는 취재를 통해 아주 깊이 있게 하고 다양한 토론을 통해 의견미디어가 되는 것이며 이런 과정을 통해 우리 사회가 진정 어떤 문제를 고민할 것인가 의제 결정의 기능을 가져야한다.

하지만 여전히 언론계 외부에서는 기자들을 기피 대상이나 불가근 불가원의 귀찮은 존재로 여기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도 그럴 것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고 있는 각종 매체와 훈련ㆍ교육과정을 제대로 거치지 않은 기자들의 양산에 따른 언론의 신뢰 저하는 우리사회의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본질적으로 나라의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것처럼 기자의 매력과 품격은 정직하게 반응하고 모든 사람의 다양성을 인정할 수 있는 사실을 다루는 글로부터 나오는 것임을 새겨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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