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종영한 TV드라마 중 ‘내일’이라는 드라마를 시청하게 됐다.
저승사자는 죽은 사람의 영혼을 저승으로 인도한다고 만 알고 있었으나, 웹툰이 원작인 이 드라마는 저승사자 중에서 자살을 방지하는 위기관리팀이 있어 자살하려는 마음을 가진 사람을 살린다는 휴먼, 판타지드라마이다.
왕따, 학폭, 외모 등의 다양한 동기를 갖고 스스로 생을 마감하려는 사람들을 소재로 각색된 드라마인데 우연히도 노년의 국가유공자의 자살을 다룬 방송을 보게 됐다.
드라마 속의 국가유공자 할아버지의 삶은 이러했다.
6.25 전쟁이 발발하자 어린 학생의 신분으로 자원입대했고, 전투에서의 부상으로 인해 국가유공자가 됐으나, 전쟁의 트라우마로 인해 평생을 직장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노년에 까지 폐지를 주우며 근근이 생계를 살아가는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결국 국가와 사회에 대한 원망을 안고, 90세의 나이에 자살을 결심하게 됐으나, 이 드라마의 주인공인 위기관리팀 저승사자로 부터 남은 수명이 하루가 남았음을 통보 받고서, 남은 하루의 생을 위기관리팀과 함께하며 죽음을 기다리게 된다.
위기관리팀장은 힘든 삶을 살아온 노인에게 현재의 발전한 서울의 모습을 보여주며 ‘당신이 목숨을 걸고 싸우지 않았다면 지금 이 나라는 없다’, ‘수고했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국가유공자의 마지막 임종을 지켜주는 자리에 저승사자를 대표하는 회장과 모든 저승사자들이 도열하며 ‘나라를 위한 그대의 용기에 경의를 표한다. 해서 그대의 마지막은 우리모두가 함께하지, 젊은 날 그대의 선택은 고귀했다. 많은 것을 잃었으나, 많은 사람을 지켜냈고, 지금의 오늘을 있게 했다. 수많은 사람의 삶을 지켜주어 고맙다’고 하며 국가유공자에 대한 최상의 예우를 다해 영혼을 저승으로 인도하면서 그 생이 마감됨을 보여주었다.
현재는 전쟁의 아픈 상처를 기억하던 참전용사들은 많이 사라져 가고, 전쟁이 멈춘 이 나라의 평화를 지키겠다고 자원 입대를 한 젊은 청년들이 ‘제대군인’이라는 이름으로 중년의 나이가 되어 사회로 돌아오고 있다.
하지만 사회로 귀환하는 제대군인들의 형편도 드라마 속의 그 국가유공자와 크게 다르지 않다.
제대군인들은 오랜세월 동안 나라 지킴이를 자처하며 그들의 젊음을 다 보내고나서 변해버린 사회에 다시 적응해야하는 상황을 맞을 때 여러 가지 어려운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녹녹치 않은 사회로 귀환하는 제대군인들에게 커다란 보상을 해주자는 것은 아니다. 다만, 6.25 전쟁과 같은 비극의 재발을 막고 외부위협으로 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청춘을 다 바쳐온 지난 세월에 대한 마음의 응원을 기대 할 뿐이다.
오로지 ‘군인으로서 명예심’과 ‘조국에 대한 충성심’으로 지켜온 나라이고, 지나가 버린 세월인데 그 조차도 알아주는 이가 없다면 제대군인들은 사회에 대한 서운함과 세월의 아쉬움이 얼마나 큰 스나미로 밀려올지 십분 이해가 되며, 그 것에 대한 작은 성의를 보여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