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약 반드시 지켜주길”…이른 아침부터 투표 행렬
“공약 반드시 지켜주길”…이른 아침부터 투표 행렬
  • 조희동
  • 승인 2022.06.01 21:13
  • icon 조회수 29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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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18세부터 100세 유권자까지
지팡이 짚고 노인들도 한표 행사
서해5도 주민, 여객선 정책 표심

 

지역 일꾼을 뽑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일인 1일 경기지역 투표소에는 이른 아침부터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국가유공자와 가족들이 다수 거주해 고령자가 많은 수원 보훈복지타운에 마련된 투표소에는 투표 시작 시각인 오전 6시부터 유권자 30여 명이 몰려 긴 줄이 생겼다.'

1923년생으로 올해 100세인 정순채 할머니는 지팡이를 짚고 와 30여 분간 줄을 서서 기다린 뒤 투표했다.

정 할머니는 "국민으로서 투표는 꼭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한 번도 빠짐 없이 투표를 해왔다"며 "이번에 당선되는 후보들이 나라를 바르게 이끌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아침 일찍 투표를 마친 노승복(85) 씨는 "그동안 공직자들의 부정이 많았는데, 이번 선거 당선인들은 나랏일을 잘 보고, 부정을 저지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생애 처음으로 참정권을 행사한 만 18세 청소년 유권자의 마음도 다르지 않았다.

광명시 철산3동에서 부모님과 함께 투표한 고등학교 3학년 안재서 양은 "3월 대선 때는 생일이 지나지 않아 투표를 못 했지만, 이번엔 선거권을 행사할 수 있어 설레는 마음이 컸다"며 "후보들에 대해 면밀히는 알지 못해 부모님으로부터 조언을 받았고 대학교 입시를 앞둔 수험생이다 보니 교육감 후보들의 공약을 관심 있게 살펴봤다"고 소감을 말했다.

그러면서 "당선인들은 유권자가 믿고 뽑아준 만큼 말만 앞세우기보다 공약을 잘 지키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지방선거 때마다 재건축과 리모델링 등 주거환경 개선 공약이 앞다퉈 나오는 1기 신도시 지역에서는 도지사 후보들의 관련 특별법 제정 등 공약에 기대감을 숨기지 않는 유권자들이 많았다.'

군포시 가야1차 아파트 경로당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만난 김모(68) 씨는 "선거철만 되면 재건축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번에는 도지사 후보들이 적극적으로 나서는 걸 보니 드라이브가 강하게 걸리지 않을까 생각된다"며 "공약을 확실히 실천해줄 것 같은 후보를 찍었다"고 했다.

또 다른 주민 최모(61) 씨는 "아파트가 곧 30년이 되는데 설계가 열악해 3개 동이 주차장 한 면을 나누어 쓰고 있어 밤마다 주차 전쟁이 심각하다"며 "이번에는 제대로 바꿔줬으면 하는 게 유권자들의 바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인천 백령도와 연평도 등 서해 최북단 섬에도 이른 아침부터 투표 행렬이 이어졌다.

인천시 옹진군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옹진군 투표소는 백령도·연평도·북도·대청도·덕적도 등 7개 섬에 25곳이 마련됐다.

서해5도 등 100여개 섬으로만 이뤄진 옹진군은 애향심이 높은 고령 인구가 많고 해병대가 주둔하고 있어 역대 선거에서 늘 투표 열기가 뜨거운 곳이다.

지난달 27∼28일 이틀간 진행된 사전투표에서도 옹진군은 36.94%의 투표율로 인천 10개 군·구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날 오전 10시 현재 선거인 1만8천895명 중 2천856명이 투표를 마친 옹진군 투표율은 15.1%로, 인천 전체 평균 투표율 8%의 2배에 가깝다.

아침 일찌감치 집을 나선 서해5도 주민들은 저마다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고 투표소를 나섰다. 백령면사무소에 마련된 투표소에는 지팡이를 짚은 노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기도 했다.

백령도 주민 심효신(57)씨는 "농사철이라 한창 바쁜 시기인데도 오전 7시쯤부터 주민들이 삼삼오오 투표소를 찾고 있다"며 "섬 지역에서 매우 중요한 여객선 정책에 관심이 많은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날 백령·대청도의 투표함과 관내 사전 투표지는 중구 신흥초에 마련된 제2개표소에서 확인 작업을 한다. 나머지 섬 투표함과 관외 사전·거소투표지는 백령면사무소의 제1개표소에서 개표된다.

옹진군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인천 지역에서 옹진군의 투표율은 늘 높은 편이어서 이번에도 그럴 것으로 예상된다"며 "굴업도나 지도에 거주하는 주민 90명은 우편으로 표를 행사하는 거소투표 대상"이라고 말했다.

수원/오용화 기자 oyh@hyundaiilbo.com

인천/조희동 기자 jhd@hyundai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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