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만드는 산업관광…‘오감 체험’경기도 여행지
꿈을 만드는 산업관광…‘오감 체험’경기도 여행지
  • 이천우
  • 승인 2022.06.01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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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빛 세상에서 만나는 유채꽃 향연 안성 팜랜드
근대건축계 거장과의 만남 안양 김중업건축박물관
술이 익어가며 풍기는 향긋함 포천 느린마을 산사원
동심을 자극하는 만화의 추억 부천 한국만화박물관

 

아이들과 함께 떠나는 가족여행. 자연에서 맘껏 뛰어 노는 것도 좋지만, 무언가 하나라도 배움을 얻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것이 부모의 마음이다. 그렇다고 어렵기만 하고 재미가 없으면 안 된다. 가족 구성원의 눈높이에 맞는 체험으로 흥미롭고, 이제껏 알지 못했던 사실을 배우며 지식을 쌓을 수 있는 여행이면 좋겠다. 그렇다면 산업관광을 눈 여겨 보자. 기름내 나는 공장 견학이 아니다. 모던한 디자인의 건축물이 있고, 당나귀와 양이 뛰노는 농장도 있고, 최첨단 산업현장도 있다. 여행도 하고 배움도 얻는 일석이조 여행을 소개한다.

◇봄의 절정으로 떠나는 쉼표 여행 안성 팜랜드

봄날의 팜랜드에는 바람에 실린 노오란 유채꽃 향기가 안개처럼 초록빛 호밀밭 곳곳으로 퍼진다. 산책로를 따라 봄이 선물한 그림 같은 풍경 속으로 천천히 걸음을 내딛는다. 초록빛 세상에서 만나는 노란 유채꽃의 향연. 안성 팜랜드의 봄은 지금이 절정이다.

안성 팜랜드는 약 128만㎡의 초지 위에 조성한 국내 최대 규모의 체험형 목장이다. 목장인 만큼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공간은 우리 전통 소인 칡소와 당나귀, 면양, 산양, 토끼 등 다양한 동물을 만나볼 수 있는 체험목장이다. 면양마을에서 털이 복슬복슬한 양도 보고, 목동이 되어 양을 몰아볼 수 있다. 마실 나온 듯 목장 이곳저곳을 오가며 한가롭게 풀을 뜯는 아기 면양들의 앙증맞은 모습도 놓칠 수 없는 볼거리다. 토끼마을에서는 커다란 귀가 귀여운 토끼를 만나서 먹이주기 체험을 한다. 먹이주기 체험은 가축체험장에서 가능하다. 당나귀, 라마, 양에게 당근, 건초 등을 주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아이들은 동물에게 먹이를 주며 소중한 추억을 만들게 된다. 양떼몰이, 도그쇼 등 재미있는 동물공연도 펼쳐진다.

◇근대건축계의 거장과의 만남 안양 김중업건축박물관

김중업은 한국 현대 건축을 대표하는 1세대 건축가다. 세계 근대건축의 거장 르 코르뷔지에의 유일한 한국인 제자로 최신 서구 건축기술에 우리의 전통건축과 예술을 접목해 예술로서의 건축관을 정착시키려 노력했다. 그의 생애와 건축관을 보여주는 곳이 김중업건축박물관이다.

김중업건축박물관은 구 유유산업 안양공장의 연구동을 리모델링하여 2014년 3월 28일에 박물관으로 개관했다. 구 유유산업 안양공장은 1959년에 설계한 김중업의 초기 작품이다. 연구동은 건물의 구조체계를 노출시켜 조형적인 효과를 거두려는 의도가 잘 나타나 있다. 벽돌과 유리의 재료사용 비례에 따른 벽면 분할은 김중업 초기 건축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김중업이란 인물과 그의 건축에 대한 이야기는 전시실에서 만날 수 있다. 전시실 1층은 김중업의 생애과 시기별 건축에 대한 이야기, 2층은 김중업의 대표 건축물을 모형과 함께 자세하게 설명한다. 미술과 문학에 재능을 보였던 김중업이 어떻게 건축과 인연을 맺게 됐는지, 삼일빌딩 설계비를 받지 못한 채 1971년 고국을 떠나 프랑스로 가게 된 사연 등을 보면 건축가 김중업의 삶이 감동으로 다가온다.

그의 대표작품도 만날 수 있다. 한옥의 유려한 처마선을 콘크리트로 완벽하게 표현한 ‘주한 프랑스대사관’, 계단이 조형적 요소로 강조된 ‘부산대학교 본관’, 르 코르뷔지에의 모듈러가 적용된 ‘서강대학교 본관’ 등 다양한 건축 작품을 통해 건축과 예술을 통합시키려는 행보를 확인할 수 있다. 특별전시관에서는 2022년 김중업 탄생 100주년을 맞아 ‘미디어 아키텍쳐:김중업, 건축예술로 이어지다’라는 특별전시를 9월 25일까지 개최한다.

◇‘권커니 잣거니’ 전통주 향기에 취하다. 포천 느린마을 산사원

‘명가명주(名家銘酒)’라는 말이 있다. 이름난 가문에 빼어난 술이 있다는 의미다. 우리 조상들에게는 예로부터 각 가정에서 술을 빚어 마시는 풍습이 있었다. 집에서 빚은 술로 제사를 지내고, 벗을 초대해 권커니 잣거니 술잔을 기울였다. 일제강점기 쌀을 수탈당하고, 일제에 의한 주세령 반포로 사라져간 우리의 가양주 문화와 각 지방을 대표하는 전통주 등을 소개하는 곳이 경기도 포천의 운악산 자락에 있다. 바로 전통술박물관인 느린마을 산사원이다.

산사원은 크게 본관과 산사정원으로 이뤄진다. 본관은 우리 술의 전통과 문화에 대한 전시가 주를 이루는 전통술박물관, 평생을 전통주에 미쳐 우리나라 전통주 시장을 개척한 배상면을 추억하는 우곡기념관, 배상면주가에서 생산된 술을 음미하고 구입할 수 있는 시음 코너와 판매장으로 구성된다. 산사정원은 ‘산사나무가 있는 정원’이라는 의미다. 산사춘의 원료가 되는 산사나무를 강원도에서 발견해 스무 그루를 옮겨다 심었다. 산사정원의 핵심 공간은 세월랑이라 부르는 전통 증류주 숙성고다. 꽤나 운치 있는 술도가의 풍모가 느껴지는 세월랑에는 400여 기의 대형 술독이 늘어서 있고, 술독에서는 술이 익어가며 향긋한 술 냄새가 풍긴다. 애주가라면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풍경이다. 세월랑 뒤로 정원을 한눈에 내다볼 수 있는 ‘우곡루’, 약 150년 된 전남 부안의 쌀 창고를 옮겨온 ‘부안당’, 근대 양조 시설을 전시하는 코너 등이 있다.

◇자동차의 첨단기술이 궁금해?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

우리는 매일 타고 다니는 자동차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자동차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자동차에 어떤 과학이 숨어 있는지’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은 자동차에 숨어 있는 최신 기술을 총 망라해 보여주고, 체험을 통해 배울 수 있는 여행지다.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 들어서면 현대자동차에서 생산되는 아이오닉5, 캐스퍼 VAN, 투싼, G90 등 전시 차량들을 만나게 된다. 2022년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디자인을 마주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모든 차량은 탑승이 가능하다. 덕분에 관심을 갖고 있는 차량이 있다면 내부에 어떤 편의시설이 적용되어 있는지 꼼꼼하게 살펴볼 수 있다. 전시 차량을 지나 상설전시관으로 이동하면 강철이 어떤 과정을 거쳐 자동차로 만들어지는지를 보여준다. 강철을 녹여 자동차의 프레임을 만들고, 페인트를 칠하고, 운전석과 유리를 부착하는 등 자동차의 외형 공정을 전시한다. 전시실 안으로 한 발 더 들어가면 에어백의 원리, 바람의 과학, 사운드 기술 등 자동차에 적용된 눈에 보이지 않는 과학과 기술 등을 시각화해서 설명한다.

◇동심을 자극하는 만화의 추억 부천 한국만화박물관

세대를 불문하고 어린 시절의 공통점을 이야기하라면 ‘만화’가 첫손에 꼽히지 않을까. 누군가는 TV에서 본 만화를, 다른 누군가는 만화방에서 보았던 만화책의 기억을 떠올릴 것이다. 만화는 그렇게 모든 사람들의 추억 속에 행복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경기도 부천의 한국만화박물관은 대한민국 만화의 역사를 보여준다.‘만화란 무엇인가?’, ‘만화가 명예의 나무’,‘입체 상영관’,‘체험존’ 등 다양한 주제로 꾸민 상설전시관과 문화체육관광부가 애니메이션 전용상영관으로 지정한 만화상영관 그리고 1970년대 이전의 만화 원고 20,000여 매와 6,000여 권의 단행본, 1,000여 권의 잡지를 보관한 수장고 등이 마련됐다. 누구나 마음껏 만화책을 읽을 수 있는 만화도서관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가 좋아하는 공간이다. ‘만화란 무엇인가?’코너는 철학적인 이야기를 할 것 같지만, 한국 만화가 걸어온 길을 시대별로 전시하고 있다. 1909년 6월 2일 <대한민보> 창간호에 실린 이도영 화백의 1칸짜리 ‘삽화’에서 시작된 한국 만화는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을 겪는 동안에도 잡지와 신문에 꾸준히 실리며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1982년 10월에 국내 최초의 만화 잡지‘보물섬’이 창간될 수 있었던 힘이다. 당시‘보물섬’에 연재된 김수정 작가의‘아기공룡 둘리’와 이진주 작가의‘달려라 하니’는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될 만큼 많은 인기를 누렸다.

2000년대에 들어 만화산업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종이책 대신 인터넷으로 출판하는 웹툰이 주류로 등장한 것이다. 참신한 소재로 마니아층을 확보한 웹툰은 드라마와 영화로 제작되기도 한다. 최근 전 세계인을 매료시킨 드라마 ‘지금 우리 학교는’과 ‘지옥’ 그리고 2018년 개봉해 1200만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 모은 영화 ‘신과 함께’ 등은 웹툰을 원작으로 한 대표 작품들이다.

◇빛으로 반짝반짝 빛나는 순간. 양주 조명박물관

등대가 아름다운 건 어두운 밤바다를 빛으로 인도해서고 극지방의 오로라가 매력적인 건 플라스마가 대기의 공기 분자와 충돌하면서 다채로운 빛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조명은 인류의 생활양식이 담긴 문화적 산물이면서 미래 첨단 산업의 중요한 분야이기도 하다. 빛, 조명, 색이 갖는 다양한 의미를 고찰하고 배울 수 있는 곳이 경기도 양주의 조명박물관이다. 박물관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귀신고래 조형물이 반긴다. 천장에 매달린 귀신고래는 마치 심해를 헤엄치는 듯 신비롭다. 신비함을 더해주는 게 파란색 조명이다. 귀신고래를 따라 바다 속을 유영하듯 관람객은 자연스레 전시실로 입장하게 된다. 관람은 지하 전시실을 둘러본 후 1층 전시실을 돌아보는 순서로 이뤄진다.

수원/이천우 기자 leecw7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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