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보들의 비전을 듣고싶다
대선 후보들의 비전을 듣고싶다
  • 현대일보
  • 승인 2022.02.25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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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국장대우 고중오

 

일부 대선 후보자들은 전례 없이 ‘배우자 리스크’까지 맞물려 막장 드라마를 능가하게 하고 있다.

모든 국민의 축복 속에 치러져야 할 국가 대사인 대선이 일부 후보 사이에서는 ‘주술사’ ‘히틀러’ 같은 인신공격이 오갔고, 참모들도 정책홍보대신 비방에 열을 올리는 선거판이 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돌고 돌아 원점으로 돌아온 게 아닌가 싶다.

국민들은 코로나 사태로 위기에 빠진 자영업자 대책에다 양질의 일자리 부족, 전 세계에 불어 닥친 인플레이션, 우크라이나 사태, 남북갈등 안보문제 등 무엇 하나 소홀이 할 수 없는 산더미처럼 쌓인 위기를 비롯해 간단치 않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후보들은 안중에도 없는 것 같다.

국민들은 미 . 중 갈등에서 보듯 치열한 한국경제의 지속성장을 견인할 비전을 대선 후보들로부터 목마르게 듣고 싶어 한다.

지난 1차 법정 TV토론에서 주제는 경제였다.

하지만 두 시간 동안 토론을 지켜본 국민들의 머릿속에는 낯 뜨거운 비방과 지엽적인 논쟁의 기억만 남았다.

지지율 선두를 다투는 양당 후보가 특히 이런 공방에 열을 올렸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향해 ‘법인카드 횡령’의혹을 거론했다.

그러자 이재명 후보는 ‘영장 들어오면 윤석열 죽어’ 등이 적힌 패널을 꺼내 들고 읽었다.

좌우를 막론하고 독선은 내로남불을 낳고, 과욕은 무능을 낳는다.

이제 한국 정치도 승자독식의 제왕적 대통령제에서 벗어나 새로운 정치시스템 마련이 절실함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선거기간에만 외치는 중도 정책이나 포용의 헛된 구호가 아니라 실질적인 협치의 리더십을 발휘해야한다. 특히 좀비는 집단주의 . 획일주의의 등가물이다.

그래서 그들은 자기 판단 없이 남들만 따라다니며 소리 나는 곳을 따라가는 무리다.

다른 사람의 목소리는 안중에도 없고, 자기 진영 목소리만 확성기처럼 틀어대고, 똑 같은 소리만 반복하는 정치권과 다름없다.

이 때문에 선과 악의 기준 또한 모호해지면서 악인에게 열광하는 일도 생긴다.

이는 착하게만 살았던 흥부보다 놀부가 좋다는 세상이 됐고, 돈이 세상을 지배하는 구조에서 착하기만 한 흥부는 무능하기 짝이 없고, 탐욕스럽게 부를 늘려가는 놀부가 멋진 능력자로 재평가 되는 계기가 된 것 같아 마음이 개운치 않다. 또 선거 때만 되면 막판 변수로 등장한 단일화 또한 단일화 그 자체가 목적이 돼선 곤란하다.

당선만을 목표로 한 정치공학적인 이벤트성 단일화로는 당선이 되더라도 이후 적잖은 부작용을 드러내 온 게 지난 역사의 교훈이다.

따라서 단일화 논의에 앞서 바람직한 국정운영방향과 비전에 대한 철학부터 제시해야 한다.

어떤 정책들을 공유하는지, 집권하면 어떻게 정권을 공동으로 운영할 것이지, 논의한 그 결과를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

협상의 전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돼야 유권자들이 단일화의 진정성을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노력 없이 밀실에서 대선후보와 나눠 먹기식 단일화 협상을 한다면 여론의 몰매를 맞고 공멸할 우려가 매우 높다는 것을 가슴속에 새겨야 한다.

특히 후보와 정당들은 과장과 허풍, 네거티브 전략에서 벗어나 진정성 있는 비전이 관건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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