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교통망 인프라 구축 “메가시티 가는 지름길”
광역교통망 인프라 구축 “메가시티 가는 지름길”
  • 이천우
  • 승인 2009.1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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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X와 메가시티 경쟁력

경기도가 지난 4월 제안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GTX가 수도권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국가 경쟁력을 키울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현재 세계 각국이 국가 간 경쟁을 넘어 거대 도시권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는 만큼 수도권이 GTX로 통합생활권이 되면서 경쟁력이 상승할 것이란 분석이다.
거대 도시권 즉, 메가시티(Megacity)란 핵심도시를 중심으로 일일생활이 가능하며 기능적으로 연결된 인구 1000만명 이상의 ‘광역경제권’을 뜻한다. 단순히 중심도시와 위성도시를 지칭하는 산업화 시대의 메트로폴리탄과 구별되는 개념으로 집적과 연계를 통한 혁신역량 강화가 초점이다.
선진국들은 도시팽창에 따른 교통난을 해소하고 도시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광역교통망을 구축함으로써 메가시티의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도시와 도시를 빠르게 연결해야 메가시티로서 시너지 효과를 내고 혁신 역량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 투자자들도 투자처를 고를 때 한국이냐, 중국이냐를 고민하지 않고 우리나라 수도권, 중국의 상하이권, 일본의 도쿄권 등을 놓고 투자처를 결정한다.
이런 이유로 광역 교통망을 확충하는 정책은 선진국의 메가시티 육성 정책 중 항상 최우선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최근 오바마 정부가 들어선 미국은 메트로네이션이라는 새로운 국토개발 비전을 제시하며 메가시티 육성에 나서 11개 지역의 고속철도 건설을 계획, 자동차로 7시간 거리인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를 고속철도로 2시간 거리로 단축하는 구상을 추진하고 있다.
20여년 간 수도권 성장억제 정책으로 대중 교통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제자리 걸음이었던 프랑스 파리 역시, 파리 광역경제권 육성 정책의 일환으로 파리 도심을 거치지 않는 외곽 고속순환열차와 신규 광역철도(RER) 건설 등의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일본의 구상은 더욱 원대하다. 일본은 열도 전체를 하나의 메가 리전(Mega Region, 초광역경제권)으로 엮는 구상을 실현하고 있다. 2025년 ‘리니아 신칸센 열차’가 개통되면 도쿄와 오사카를 70분에 주파하며 전 일본 열도가 일일생활권을 넘어서 일일 출퇴근권으로 가까워지게 된다.
우리나라 수도권의 교통문제를 국가적 차원에서 해결해야 하는 이유는 이런 맥락이다. 베드타운형 신도시 개발에 따른 출퇴근 거리의 장거리화 즉, 생활권의 광역화와 극심한 교통 혼잡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우선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라는 것이다.
김문수 지사는 “우리나라는 수도권을 세계적인 메가시티로 키우기보단 국내 다른 지방과의 도토리 키재기식 경쟁을 부추겨 우물 안 개구리로 키우는데 머물렀다”면서 “수도권 경쟁력 강화는 지방과의 균형발전을 해야 한다는 명목으로 발목을 잡히곤 했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서울과 경기도의 연계성과 상호접근성을 높이려는 국가정책이 없었기 때문에 수도권의 출퇴근길은 날마다 교통전쟁을 치르고 있다. 2007년 기준 수도권의 교통혼잡비용은 14조 5,000억원으로 전국 혼잡비용의 54.4%에 이른다.
현재 경기와 인천, 경기와 서울 등 경인권의 광역통근 시간은 평균 66분(30km. 대중교통이용기준). 주요 6개국 대도시권의 평균 통근 시간 53.9분보다 12분 이상이 더 걸린다.
경기도가 2016년 개통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GTX는 이를 해결할 미래형 교통수단으로 제안된 것이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이 서울시 주변을 △고양·파주 △의정부 △구리·남양주 △하남 △성남 △과천·안양 △광명·시흥 △인천·부천 △김포 등으로 나눠 2021년 지역별·교통수단별 혼잡도를 전망한 결과, 오전 7~9시 의정부와 하남의 도로망의 교통수요가 2002년보다 47.8%, 34.1% 증가했다.
GTX와 같은 획기적인 교통수단을 도입하지 않는 한 수도권의 교통난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그만큼 메가시티로 가는 길도 멀어진다고 볼 수 있다. GTX를 현실화하는 것이 수도권을 메가시티로 육성하는 것이 지름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세계적인 컨설팅 회사인 모니터 그룹에 따르면 세계의 대표적인 20개 메가시티 가운데 우리나라 수도권의 광역연계 철도망 수준이 현저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도심내 지하철 연장을 100이라고 가정할 때 수도권의 광역철도망은 83에 불과하다. 반면 동경권의 광역철도망은 760이다. 심지어 수도권 광역연계 철도망의 연장은 1㎢당 20km로 런던 130m, 동경 150m의 20%도 안 되는 수준이다.
이처럼 열악한 교통 환경은 우리나라 수도권이 선진국들의 메가시티보다 경쟁력 수준이 낮은 주요한 원인 중의 하나다. 따라서 한국을 대표하는 메가시티로서의 수도권이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메가시티로서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지역인프라의 확충이 시급하다.
이한준 경기도시공사 사장은 11일 “GTX는 단지 교통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이 아니라 통합생활권으로 서울과 경기도의 연계성을 강화하고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최상의 전략”이라며 “수도권이 세계적인 메가시티로서 성장하기 위한 기반을 든든하게 만드는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GTX는 수도권이 경쟁력 있는 메가시티로 발전하는데 필수적인 수도권의 신경줄이다. 서울을 포함한 경기도 권역이 빠르고 편리하게 연결됨으로써 수도권이 통합생활권 즉, 메가시티로 확장할 수 있다. GTX는 경쟁력 있는 메가시티로 가는 첫 걸음이자 궁극적으로는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반이 될 것이다.
 수원/이천우 기자 leecw7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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