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오리알' 된 옹진군 의회
'낙동강 오리알' 된 옹진군 의회
  • 현대일보
  • 승인 2021.09.07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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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희 동
인천주재·국장대우

 

옹진군의회는 지난 8월 31일 지방자치법 제45조 제3항 규정에 따라 제226회 옹진군의회 임시회를 인천광역시 옹진군의회 제2021-11호로 2021년 9월 6일부터 9월 14일까지 9일간의 회기를 공고했다.

이번 제226회 옹진군의회 임시회는 백령, 대청 선거구의 홍남권의원 외 5인의 발의를 거쳐 회기 중 조례안 등의 안건 심사 시 충분한 설명을 듣기 위하여 관계 공무원의 출석을 요구했다.

 이는 지방자치법 제42조 제2항 및 옹진군의회 회의 규칙 제66조 제1항의 규정에 따라 군수, 및 부군수, 실, 과, 관, 소장들을 합법적인 출석 요구이며 현안, 필수 업무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옹진군의회는 9월 6일 월요일, 제226회 옹진군의회 임시회 개회식을 위해 의회 의장을 비롯한 부의장, 의원들이 백령도, 영흥도, 북도 등에서 미리 또는 당일에 출발하여 오전 

10시에 모두 참석하였다. 하지만 의회 사무과에는 지난 3일 금요일 오후 제226회 옹진군의회 임시회 불참 공무원 알림이란 공문이 옹진군수 직인을 찍어 접수되어 있었다.

사실상 토요일 일요일 휴일을 감안하면 의회 개회 하루 전날 그것도 오후 늦게 퇴근 시간이 임박해서다.  기획실장 전결 공문이었다. 불참 공무원은 옹진군수, 행정자치과장, 경제교통과장, 서해5도지원담당관, 보건소장 등이다.

불참 사유는 백신접종 현장 점검 및 주요사업장 점검이다. 

의회 회기를 통보받고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인 불참 통보, 1991년 지방자치 부활 이후 찾아볼 수 없는 해괴망측한 사건이다. 이들이 왜 무엇 때문에 백신접종 현장을 점검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또한 이해할 수가 없으며 납득이 되지 않는다. 

군수가 행정자치과장이 경제교통과장이 서해5도지원담당관이 백신접종에 대해 무엇을 어떻게 알기에 점검을 한단 말인가? 지나가는 개가 웃을 일이다.

군수가 이들 직원들을 이끌고 백령도 백신접종 현장을 간다는 소식은 8월 31일부터 군청은 물론 멀리 백령도에까지 이미 소문이 돌고 있었다. 

꼭 그렇게 해야 한다면 군수와 과장들이 백령도로 떠나기 전에 군수와 의회 의장이 협의를 하여 임시회를 연기, 아니면 군수와 과장들이 의회 회기 동안을 자리를 지키는 것이 당연한 처사고 도리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회를 완전히 깔아뭉개듯 무시하고 과장들을 대거 이끌고 군청을 떠나고 난 다음 날 기획실장의 전결 사항으로 불참 통보를 그것도 오후 늦게 관련 부서로 보낸다는 것은 엿 먹어 보라는 행위로 보여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아무것도 모르고 있던 의회는 닭 쫓던 개 지붕 처다보는 식으로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어 개회식도 하지 못하고 임시회를 철회할 수밖에 없는 웃지 못할 촌극을 벌였다. 

옹진군의회가 반상회나 동내 계모임, 정도의 취급을 받은 것이다. 정말 한심한 곳이 옹진군이다.

이런 취급을 받는 의회라면 차라리 해체하는 것이 군민들을 위해서도 바람직할 것이며 의원들 자신에게도 웃음거리로 전락 되는 망신스러움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군수에게 외면 당하는 군의회, 공직자들에게 무시당하는 군의회 의원들은 자존심도 없는 것인지 묻고 싶다. 

그러면서 군민을 대표하는 의원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인지?

또 군 의회를 외면하는 군수, 의회를 무시하는 공직자들 그러면서 군민을 위해 일하는 공직자라고 할 수 있는지? 군의회는 군민을 대표하는 기관이다. 따라서 의회를 무시하는 것은 군민을 무시하는 것이며 이는 공직자로서 직무유기에 해당하는 반인류적인 공직 행위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자기 자신의 자리를 위하고 개인 영달을 위해 군민들을 이용하고 우롱한다면 선출직이든 정규직이든 이러한 공직자들은 당연히 축출되어야 하며 그러기 전에 스스로가 물러나야 함이 마땅할 것이다. 

의회 의장의 임시회 집회 공고는 준법률적 행정행위로 공정력이 발생하고 법률적 효력이 발생하기 때문에 철회는 있을 수 없다. 하지만 옹진군의회는 철회했다. 단 의원 모두가 불필요하다고 할 경우는 가능하다. 이런 엄청난 사건은 옹진 천년 역사에 길이길이 남을 역사의 한 페이지로 기록될 것이며 대한민국 지방자치 역사에도 남겨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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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흥 2021-09-10 08:05:36
몰상식한 사안으로 옹진군 앞날은 컴컴하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