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다운 언론을 지키는 것은…
언론다운 언론을 지키는 것은…
  • 현대일보
  • 승인 2021.09.01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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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중 오
고양주재·국장대우

 

아침저녁으로 제법 신선한 바람이 온기를 느끼게 하는 계절이다.

그래도 대 낮은 여전히 땡볕이다.

요즘은 코로나19로 지자체에 따라 운동장이 폐쇄 되어 축구를 할 수 없지만 나는 운동장이 폐쇄되기 전 최근까지 일요일이면 동우회 축구를 했다.

얼굴이 시커멓게 타고 검은 반점이 생겨 보기 싫다며 집 사람은 혀를 차면서 말린다.

하지만 나는 그 옛날 간디 자서전을 읽은 적이 있는데 다른 내용은 기억이 안나고 인도의 한 낮에 한 시간씩 걸어 다닌 게 내 건강의 비결이라는 구절만 기억난다.

그래서인지 나는 평소에도 돌아다니는데 익숙해져 있고 이는 현장을 누비는 기자 직업 탓도 있은 것 같다. 그래서 언론 이야기를 좀 하고 싶다.

기존 언론매체들은 말해야 할 때 말을 하지 않는 것 같다.

정권이 기세등등하면 말을 삼가고 권력이 기울어지면 말을 쏟아낸 언론, 광풍이 불면 군중의 눈치를 보고 잠잠해지면 말을 한다.

대한민국 정체성과 직결된 현대사 사건을 다룰 때 기존 언론은 특정 지역과 세력을 따라간다.

논란이 생길 것 같은 예민한 사안에서는 침묵의 카르텔을 형성한 적도 있다.

언론은 이런 벽을 넘어야 하고, 어떤 권력·세력·집단 앞에서도 위축되지 않아야 한다.

그래서 기자가 현장을 누비며 쓰는 기사는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아야하고 초등학생이 읽더라도 손색이 없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 언론들이 현실적인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군소 일부 언론사들이 취재 현장에서 광고·협찬을 받는 방식을 하나의 이벤트처럼 생각하며 답습해서는 안 되는데도 불구하고 현실은 어렵기만 하다. 

무엇보다 언론인들은 명성과 달리 무척 소박해야하고 진실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마른 수건을 짜고 또 짜서 물을 내는 아픔을 견디어야 하며 언론인의 삶은 이런 거구나 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검소해야 국민들이 지켜주는 언론이 된다. 

그렇게 할 때만이 언론인은 우리 시대의 소중한 자산이 된다.

지금은 어느 때보다 우리사회와 나라에 바른 방향을 제시해줄 언론이 필요한 시기인 것 같다.

특히 제호를 가리면 구분이 안되는 매체의 홍수 시대에서 불신이 아닌 국민이 원하는 언론을 만들기 위해서는 음지에 가려진 현장을 찾아 양지의 밝음을 보여주며 희망을 제시해야 한다,

물론 대부분 언론들이 어려운 상황에서 언론인의 갈 길이 쉽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나는 최근 외신기자단이 한국의 "언론징벌법"을 비판했다는 뉴스를 접한바 있다.

이와 관련 거대 여당 대표가 외국인들이 한국에 대해 뭣도 모른다고 반박했다는 이야기도 들려왔다.

물론 고 박정희 대통령도 외국인들이 뭣도 모르고 한국적 민주주의를 비판한다고 했고, 중국공산당도 외국인들이 뭣도 모르면서 중국에 대해 왈가왈부한다고 비난한 바 있다.

그러나 외신기자들이 아니었으면 한국 군사정권의 인권유린이 어떻게 세계에 알려질 수 있었으며 미얀마와 홍콩, 그리고 신장 위구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 최근 아프간 사태 등이 어떻게 전 세계에 알려질 수 있었을까 한번 생각해보자. 

오히려 그들이 헌법적 가치인 언론의 자유에 대해 "뭣도 모르면서"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면서 우리 언론도 신뢰를 바탕으로 국민들과 함께 할 때만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음을 가슴에 새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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