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과 일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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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일보
  • 승인 2021.08.27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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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 철
중앙대 명예교수

 

 

소로의 생애에 있어서 이 한  여름밤의 투옥은 경미한 사건이었다. 

그러나 이 상징적인 사건은 소로의 명성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그가 쓴 시민불복종은 20세기 미국 문학에서 가장 유명하고 영향력 있는 에세이로 인정을 받았다. 소로의 시민불복종 사상은 20세기 마하트마 간디, 넬슨 만델라, 마틴 루터 킹, 톨스토이, 헤밍웨이 그리고 우리의 법정 스님 등에 영향을 미쳤다. 

그뿐 아니라 소로의 시민불복종 사상은 시와 공을 초월해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사회운동가들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1960년대 이후 시민 불복종사상은 소로를 사회변화를 위한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비폭력 저항을 옹호하는 사회운동가(social activist)로 변신시켰다.  

소로가 21세기 더 각광을 받는 것은 그 어떤 때 보다 자연 사랑과 환경보호운동이 절실해 졌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세상 사람들이 문명이 주는 것보다 더 소중한 자연의 축복을 잃어 버리고 살았기 때문이다. 우리가 후세에 물려줄 것은 부와 물질이 아니라 “깨끗한 물과 공기”밖에는 없다. 

2019년 12월 중국에서 발원한 코로나 팬데믹 확산을 막기 위해 지구촌 사람들이 적어도 2,3개월에서 5,6개월 자가 격리와 여행자제,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서 대기오염이 눈에 띄게 감소되었다. 

공기도 보다 맑아졌고, 세계 도시 곳곳에 야생 동물들이 눈에띄어 사람들을 기쁘게 했다고 했다.  서울의 공기도 맑아졌다. 

나는 지난 몇 개월간 아침에 일어나면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를 체크해 보았는데 나쁨은 한번도 없었고, 보통이 3번이면 “좋음”이 7번으로 좋음이 훨씬 많았다. 나는 매일 오후가 되면 산책을 하는데 하늘을 처다 보면 너무 맑고 신선해 기분이 상쾌하고 행복하다.  

소로가 3세기가 지난 21세기에 더욱 각광을 받는 것은 그가 환경보호 운동의 실질적인 최초의 주창자였고, 1인시위에 의한 시민불복종의 선구자였기 때문이다. 한국의 지성을 대표하는 함석헌이 1963년 굴욕적인 한일회담에 항거하기 위해 삭발을 한 것도 소로의 1인 시위와 관련이 있다. 

소로는 무소유와 미니멀리즘, 느리게 살기(slow-living)와 같은 의도적인 삶을 살았다. 

소로는 초월주의자로 영혼과 자연에 내재하는 신성, 자연친화적인 삶, 1일1식, 절대적인 개인 자유의 추구, 자연과 더불어 항상 깨어있기, 실천을 통한 교육, 자연을 통한 생태학습, 자연과 사회의 조화로운 삶을 살았다.  

소로는 자연주의 철학자이다. 

그는 자연을 사랑했기에 자연 가운데 살면서 철학자적인 삶을 살았다. 철학자적인 삶이란 가장 현명하게(wisest)사는 것으로, 가장 현명하게 사는 것은 가난한 사람보다 더 가난하고,  빈곤한 삶을 사는 것을 말한다. 철학자란 그러므로 “가난한 사람보다 더 가난하고 빈곤하게 사는 사람”이다. 그래서 그는 철학교수는 있어도 철학자는 없다고 했다.

    <다음 주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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