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봄비처럼...이별은 겨울비처럼...
사랑은 봄비처럼...이별은 겨울비처럼...
  • 현대일보
  • 승인 2021.08.27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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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 형 철
동두천시 중앙동
행정복지센터 주무관

 

 

강추위가 절정에 이른 2020년 1월 1일, 무한돌봄을 처음 만났고, 무더위의 기세가 조금씩 꺾인 2021년 8월 23일 무한돌봄과 헤어졌다. 만남에는 헤어짐이 있다는 것을 잘 알지만 갑작스러운 이별을 정리하는 지금, 머릿속과 마음이 복잡하다.

 지난 1년 8개월 동안 무한돌봄과 함께했던 시간은 결코 쉽지 않았음을 고백한다. 

통합사례관리 최고 전문가들이 모인 이곳에서, 처음에는 사례관리사 선생님들과 눈높이를 맞춰 업무를 진행하기 힘겨웠지만 이후로 무한돌봄에 스며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돌이켜보면 사례회의는 하나됨을 위한 좋은 기회였다. 무한돌봄에서 보낸 기간 한 번도 거르지 않고 매주 내부사례회의에 참석했다. 

회의 전 미리 안건을 공부하고, 회의 때는 나의 생각과 의견을 발표하였다. 사례관리사 선생님들이 점차 나를 진정한 팀원이자 동료로 받아주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무한돌봄 활동 중 2020년 5월의 경험이 가장 추억에 남는다. 시작은 한국사회보장정보원에서 통합사례관리 선도사업 공모전을 개최한다는 공문이었다. 우리들은 공모전에 참여할 것인지를 놓고 오랜 시간 고민한 끝에 도전을 택했다. 

그 후 계속된 회의와 며칠간의 촬영을 통해 무한돌봄 사례관리사의 하루를 담은 브이로그 동영상을 제작했다.         

 ‘마음에 희망을 심다’라는 따뜻한 제목과 휴머니즘이 담긴 우리시 동영상은 공모전에서 큰 호응을 얻었고, 전국1위라는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다.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결과였기에 기쁨과 성취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고, 한동안 많은 분들에게 축하를 받았다.   

 공모전을 계기로 활활 타오른 열정은 새로운 분야에 대한 도전으로 이어졌다. 복지사각지대 발굴에 역량을 집중하였고, 위기가구를 찾아 나서기 위해 새로운 방안을 강구했다. 특히 종교기관 주보를 활용한 발굴 시도로 생활고에 시달리다 삶을 포기하려던 시민과 인연을 맺고, 사례관리를 제공함으로써 그늘졌던 얼굴이 환하게 바뀌었다. 

 동두천시 무한돌봄팀에 근무하며 개인적으로 역동적이고 활발한 무한돌봄의 활동과 도움을 지역에 알리기 위해 홍보에 집중했다. 이곳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에피소드로 매일 보도자료를 작성하여 언론사에 제공하고, 무한돌봄 공식 SNS 계정에도 수시로 게시물을 올렸다. 조금씩 무한돌봄의 인지도는 높아졌고 노력은 차츰 결실을 맺었다.  이제 무한돌봄과의 동행은 멈추지만 함께 했던 시간과 추억의 소중함을 알기에 잡았던 손을 천천히 놓고 싶다. 다행스럽게도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의 사회복지 현장 글쓰기 교육에 참여하여 무한돌봄에 관한 책을 집필하고 있다.  이 글로 담지 못한 수많은 이야기를 책으로 완성하여 팀원들과 공유하고 싶다.

 인사발령 소식을 들은 후부터 20대 시절 자주 들었던 임현정 가수의 ‘사랑은 봄비처럼...이별은 겨울비처럼...’ 노래가 계속해서 입가에 맴돈다. 

그리고 노래 가사의 일부가 가슴에 와 닿는다. ‘사랑은 봄비처럼 내 마음 적시고,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내게 남기고...’ 그렇게 무한돌봄은 사랑과 봄비로, 이별은 추억과 겨울비로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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