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철 교수의 행복메시지
이상철 교수의 행복메시지
  • 현대일보
  • 승인 2021.06.20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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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 철
중앙대 명예교수

 

나는 1962년 대학교 1학년 때 부모와 함께 지금 사는 상도동으로 이사를 왔다. 그후, 2005년 2월 지금 사는 아파트 단지로 입주하기 전 까지는 산 중턱에 살았는데, 주위에는 집이 몇 채 있었고 주로 밭이 많았다. 흑석동에 있는 중앙대학을 다녔는데 산을 넘어서 학교를 다녔다. 산에는 나무가 전혀 없는 벌거숭이 민둥산이었다. 땔감이 없어 나무들을 모두 베어갔기 때문이었다. 

이곳에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 것은 2005년 2월이었다. 15년이 지났다.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는데 15년이 지났으니 많은 것이 변한 것을 실감케 한다. 당시 아파트 주변으로 산책로를 따라 양 옆으로 심은 나무들이, 이제는 무성하게 자라 매일 이 길을 따라 걸으면 믿기지 않게 자연의 품에 안기는 포근함과 신비함을 느끼게 한다. 

산책로 양옆과 아파트 주위에 심어놓은 각종 나무와 풀들이 무성하게 자라니까 다양한 새들이 제각기 내는 소리를 들으면 자연의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을 느끼게 한다. 새들의 소리는 종류와 때(시간)와 날씨의 변동에 따라 차이가 있다.

까마귀 소리, 까치 소리, 비둘기 소리, 그리고 참새와 다른 작은 새들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날이 개인 아침이면 까치 소리가 요란하다. 하지만 날이 흐리거나 비가 올 것 같은 날 아침에는 까마귀 소리가 번저 들리고 이어서 까치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작은 새들은 하루 종일 시도 때도 없이 서로 다른 소리를 내며 울어댄다. 요사이는 여름  철이라 매미들의 우는 소리도 요란하다. 매미들은 낮뿐만 아니라 밤에도 계속 울어댄다. 

산책을 하다보면 비둘기를 가장 많이 본다. 4,5마리 씩 떼를 지어 산책로 바로 옆 풀 밭에서 열심히 무엇을 주어 먹느라고 정신이 없다. 사람들이 지나가도 아랑곳 하지 않는다. 사람들에게 가장 가까이 하는 새가 비둘기이다. 비둘기들은 사람이 사는 아파트 창문 밖의 베란다에 까지 와 똥을 싸고 알을 낳기도 해 미움을 받는다. 산책로에서는 이름 모를 각종 새들의 소리를 듣는데 동작이 너무 빨라 무슨 새들인지 구별이 안되는 것이 아쉽다. 

15년 이상을 아파트에서 살다 보니까 아파트 문화가 달라진 것도 실감나게 된다. 처음에는 입주민들 가운데 젊은 사람들이 많아 특히 맞은편 아파트에서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아 때로는 짜증스러울 때도 있었다. 지금은 달라졌다. 울던 어린아이들도 이제는 성인이 되었거나 결혼을 해서 이사를 했고, 노인 입주민이 많아졌고 아이들 출산율도 줄었기 때문에 아이 들 울음소리를 거의 들을 수 없는 것이 오히려 아쉽다. 

그 대신 당시는 개를 키우는 입주민이 거의 없었으나 지금은 개을 키우는 입주민이 많아지면서 아이들의 울음소리 대신 개짓는 소리가 시도 때도 없이 많아져 귀에 거슬리기도 한다. 개는 한 마리가 짖으면 다른 개들도 따라 짖어서 더 시끄럽다. 

    <다음주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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