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과 일의 사랑
행복과 일의 사랑
  • 현대일보
  • 승인 2021.05.16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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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 철
중앙대 명예교수

 

100세 철학자 김형석은 우리민족의 게으름과 일에  대해 이런 말을 했다. “나는 우리민족의 게으름과 일을 사랑할 줄 모르는 과거를 항상 부끄럽게 생각해 왔다. 

20대 초반에 일본에서 대학생활을 할 때도 일을 사랑하는 민족이 게으른 우리민족을 지배해 왔다는 자책감을 숨길 수 없었다고 했다.” 지금도 일본의 기업가, 경제인들은 적게 소유하고 사회에 많은 기여를 한다. 좌파 성향이 강한 일본 대학생들도 60%가 기업인을 존경한다. 반면 60%가 정치인을 불신한다.  

미국인들은 “일하기 위해 산다”고 할 정도로 일을 많이 하고 일을 사랑한다. 누구든지(국적이나 인종에 관계없이) 일을 열심히 하면 대통령 외에는 무엇이든지 될 수 있는 나라가 미국이다(anyone can be anything if they work hard enough). 오직 대통령만이 헌법2조1항에 의해 미국에서 출생해야 한다.  

나는 30대 초반, 미국서 6,7년간 유학과 연구원 생활을 했다. 유학생활을 통해 일에 관해 많은 것을 배웠다. 미국은 중노동 또는 힘든 일(hard work)이란 말을 많이 쓴다. 여기서 힘든(hard)이란 말은 열심이다, 근면하다라는 뜻도 있지만 육체적 노동을 말하기도 한다. 

나는 미국서 공부하면서 나의 전공인 저널리즘학교(Journa lism School)도서관에서 아르바이트 일을 한 적이 있다. 1970년대 초 시간당 임금이 3달러 50센트에서 4달러 정도였다. 하지만 같은 캠퍼스 일인 청소와 같은 육체적 노동은 시간 당 임금이 단순한 사무직 보다  2,3배나 되는 12달러에서 15달러였다.

나는 논문을 쓸 당시 미국인 대학생들이 주로 사는 프랫하우스(frat house)에서 생활한 적이있다. 나는 그곳에서 테드라는 미국인 친구를 알게 되었다. 키가 훤칠한 데드는 군 복무를 할 때 한국의 판문점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고 하면서 “무슨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나에게 말하라”하곤 했다. 

그런데 어느 날 나의 중고 자동차가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 테드는 본넷을 열고, 차를 점검해 보더니 무슨 부속을 사오라고 해 사 왔더니 말끔하게 고쳐 주었다. 너무나 감사한 일이었다. 여기서 두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첫째, 미국의 가정에서는 어려서부터 자동차를 고치는 것과 같이 왼만한 일은 남의 손을 빌리지 않고 직접 하도록 가르친다. 둘째, 미국의 부모들은 자녀들을  가르칠 때 항상 남에게 도움이 되라고 가르친다.  

일하면서 공부하고 공부하면서 일하는 사람이 성공한다. 한국의 젊은이들이 가장 열정적으로 일을 한 시기는 7차에 걸친 한국의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실시된 1962년부터 1997년 까지 였다. 1962년 경제개발계획이 실시될 때 우리의 국민소득은 아프리카의 가나 수준인 87달러(북한은 137달러)로 최빈국에 속했다.   그러나 7차 경제개발5개년이 끝나는 1997년 한국의 국민소득은 10,000달러를 넘었다. 경제개발 35년 동안 세계 최빈국에서 중진국으로 올라섰다. 이들 첫 세대는 잘 살아보자는 꿈을 안고 서독에 광부로도 가고 간호사로도 갔다. 이들 다음 세대는 중동으로 가 일했다. 그들이 고생을 하고 일하면 후대에 잘 살겠지 하는 희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은 지방에서도 일을 안하고 공짜 돈만 찾아다닌다. 나라에서 주기 때문이다. 노인정까지 찾아와 돈을 주면서 일도 아닌 일자리를 준다. 젊은이들까지 일을 사랑하지 않고 노력없는 공짜 돈을 찾아다니고 있는 실정이다. 일에 대한 태도 또한 문제다. 예전에는 하면 된다는 정신으로 일을 했다. 지금은 “하면 될까”로 변했다. 예나 지금이나 일에 관한 한, 우리는 무엇이든지 할 수 있고  또 해야 한다는 긍정적 자세가 필요하다. 

      <다음주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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