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가영 수원시 주무관, 소중한 생명 살려
지가영 수원시 주무관, 소중한 생명 살려
  • 오용화
  • 승인 2021.04.13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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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만에 유전형 일치 환자 나타나 조혈모세포 기증

 

“가톨릭조혈모세포은행입니다. 조직적합성항원(HLA) 유전형이 100% 일치하는 환자가 나와 기증 의사를 확인하기 위해 전화드렸습니다.”

지난 1월, 수원시 교육청소년과 평생학습팀 지가영(37) 주무관은 가톨릭조혈모세포은행의 전화를 받았다. 문득 6년 전 기억이 떠올랐다.

2015년 근무했던 구청의 직원이 ‘혈액암’ 진단을 받았고, 지 주무관은 혈액암으로 고통을 겪는 이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되고 싶어 구청 직원들과 함께 ‘조혈모세포 기증’ 서약을 했다. 그 후 잊고 지냈는데, 6년 만에 조혈모세포를 기증할 기회가 생긴 것이었다. 조혈모세포 기증 등록을 했더라도, 실제 기증으로 이어지지 않는 일도 많다. 기증 과정이 다소 번거롭고, 가족이 기증을 반대하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조혈모세포 기증을 결심한 지 주무관은 가족들에게 뜻을 밝혔고, 가족들은 흔쾌히 동의했다. 부서 직원들에게도 양해를 구했다. 조혈모세포를 기증하려면 건강검진, 유전자 검사를 받아야 하고, 입원도 해야 하기에 며칠간 자리를 비울 수밖에 없다. 최승래 교육청소년과장을 비롯한 모든 직원은 “정말 훌륭한 결정을 했다”며 “아무 걱정하지 말고 잘하고 오라”고 응원해줬다.

지 주무관은 건강검진·유전자 검사를 받으며 기증을 준비했고, 지난 7일부터 사흘간 가톨릭대학교성빈센트병원에 입원해 기쁜 마음으로 기증에 참여했다. 지 주무관은 “조혈모세포 기증을 두려워하는 분들도 있는데, 요즘은 헌혈하듯이 비교적 간편하게 기증을 할 수 있다”며 “소중한 생명을 살리는 일이라고 생각하니 전혀 힘들거나 부담스럽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분이지만 조혈모세포를 기증받으시는 분이 꼭 완치하셔서 건강하게 살아가시길 바란다”며 “그분에게 나중에 다시 조혈모세포가 필요한 상황이 오면 또 기증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수원/오용화 기자 oyh@hyundai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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