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흥도, 1순위 만들기 위해 평가기준 변경”지적
“영흥도, 1순위 만들기 위해 평가기준 변경”지적
  • 박웅석 기자
  • 승인 2021.04.11 18: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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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역 완료기간도 갑자기 3개월 앞당겨 발표 ‘논란’
용역결과 2014년과 뒤바뀌어…항목 배점도 ‘이상’
인천시 “차순위까지 공개하면 혼란…추후 밝힐 것”

‘인천 에코랜드’이대로 좋은가   ⑥ 공개하지 않는 용역결과

인천시가 시민 혈세를 투입해 진행한 2차례 용역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특히 시는 지난 2020년 11월 12일 ‘인천시 자체매립지 조성을 위한 폐기물관리 기본계획수립 및 입지선정 조사연구’ 용역의 용역기간을 2019년 9월1일~2021년 3월 31일이라고 밝혔다가 돌연 지난 3월 4일 말을 바꿔 2020년 12월 31일 용역이 완료돼 보완이 어렵다고 발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는 시가 서둘러 용역을 종료해 주민동의 없이 영흥도를 최종 후보지로 지정하고 매립지 건설을 강행하려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낳고 있다. 더욱이 시가 영흥도를 1순위로 만들고자 평가기준을 변경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1일 인천시, 인천시의회, 배준영의원실 등에 따르면 인천시가 시행한 2차례 용역(2014년 6월 인천시 대체매립지 시설 등 폐기물시설 신·증설 타당성 연구 최종보고서(안)·2020년 12월 인천시 자체매립지 조성을 위한 폐기물관리 기본계획수립 및 입지선정 조사연구)의 후보지 평가기준을 비교하면 2014년과 달리 2020년에는 용역 중 이미 인천시와 토지주 간에 매립지 위치를 지정하고 협의를 통해 추진하기 때문에 영흥도의 인구 규모, 지형 등의 특성이 고스란히 반영된 평가기준을 활용하고 있다. 즉 토지매입 용이성, 공시지가 평가요소를 신규로 추가했고 영향권 내 인구는 두배나 높은 배점을 부과했다. 아울러 진출입 용이성(부지접근성), 지형지질 안정성, 협의 및 인허가 난이도, 민원발생 소지, 분묘현황, 사후환경관리, 재해에 대한 안정성, 사후토지이용계획, 침출수 연계처리성 등은 축소 또는 제외했다.

배준영 의원은 “2014년 용역에서는 영흥매립지에 대해 인천시 수산종묘배양연구소 인근으로 과거에는 양식장으로 사용되던 부지로 사유지이며 바다와 인접한데다 이송도로는 시흥시, 시화호, 대부도를 거치며 인천시와 시흥시 경계부근인 소래포구로부터 약 48km 떨어져 있다”고 밝혔다.

또 “부지로부터 500m 이내에 민가 및 분묘가 있고 민간 양식장까지 있어 민원이 예상되고 이동로는 안산시 대부도를 관통해 폐기물을 운송해야 하므로 주민(안산시)과의 마찰이 예상된다”며 “특히 접근도로 및 진입도로가 확보되지 않아 새로이 도로를 개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천시의회 백종빈(옹진군) 의원은 제269회 인천광역시의회(임시회) 본회의 5분 자유발언을 통해 “2019년 9월부터 시작한 인천광역시 자체매립지 조성을 위한 폐기물관리 기본계획 수립 및 입지선정 조사연구 용역에서 영흥면이 1순위로 선정됐다는 내용만 있을 뿐 인천시는 용역 결과 비공개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백 의원은 “2014년 용역 결과와 이번에 수행한 용역 결과가 뒤바뀐 점, 예비후보지 평가기준에서 영향권 내 인구에 대한 항목 배점이 10점인 점, 인천시 인구 295만 대비 0.3%도 안 되는 주민이 시 전체가 버리는 쓰레기에 고스란히 피해를 봄에도 불구, 인구밀도 대비 선의 피해성 항목 등이 누락됐다”며 “영흥은 인천 중심에서 반경 40㎞나 떨어져 있음에도 부지 접근성 항목은 최소 배점인 4점으로 책정해 타 후보지와 점수 격차를 벌리지 못하게 한 점 등 이 정도면 정답을 정해 놓고 용역 수행한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특히 백 의원은 “입지선정 조사연구 용역에 대한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대상 후보군과 비교했을 때 평가항목에서 영흥이 왜 우위를 선점했는지를 우선 주민들에게 충분히 설명해 줄 것”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인천시 관계자는 “용역결과를 발표하지 않는 것은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다. 공개할 경우 1순위부터 2순위, 3순위 차 순위까지 다 공개해야 한다. 그럴 경우 혼란이 올 수 있다. 때가 되면 추후에 오픈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용역 문구 변경에 대해서도 “정확하게 진행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인천/박웅석 기자 pus@hyundai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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