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수호의 영웅들을 기억하며…
서해수호의 영웅들을 기억하며…
  • 현대일보
  • 승인 2021.03.17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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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 희
서울지방보훈청
팀장

 

봄이 되면 피어오르는 새순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흐뭇하다. 돋아나는 파릇파릇함은 활짝 핀 꽃이 아니더라고 희망 가득한 모습이라서 아름답다. 사람으로 치면 이제 막 자신의 삶을 시작하는 청년의 모습이 바로 이렇지 않을까 싶다. 

봄의 싱그러움이 한창이기 때문일까? 3월 넷째 금요일, 우리의 바다를 지키다가 자신의 인생을 채 펼쳐보지도 못하고 스러진 젊은 장병들의 희생이 더 안타깝게 느껴진다. 3월 넷째 금요일은 바다 위에서 발생한 남북 간의 교전으로 희생된 국군장병을 추모하는 기념일 ‘서해수호의 날’이다. 어느덧 사건이 발생한 지 10년도 더 지난 탓인지 점차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히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1953년 정전협정 이래 70여 년의 시간이 흘렀다. 대한민국은 휴전이라는 사실이 망각 될 정도로 자유롭고 분단의 현실을 느끼지 못할 만큼 눈부신 경제발전을 통해 세계적 경제 대국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분단의 현실은 예측할 수 없는 사건들로 전 국민을 불안에 떨게 하기도 하고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젊은 국군장병의 희생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남과 북을 나누는 휴전선은 육지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바다 위로도 구불구불하게 경계가 나뉘어 있다. 서쪽 바다의 북방한계선(NLL)은 백령도, 대청도, 소청도, 연평도, 우도의 5개 섬 북단과 북한 측에서 관할하는 옹진반도 사이의 중간선이라고 한다. 그러다 보니 백령도, 대청도 등에서 동쪽으로 바라보이는 육지는 북한 땅이라고 한다. 군사경계선이 있음에도 철책이 가로막혀 있는 것이 아닌 탓인지 바다에서는 경계상황 속에서 남과 북의 대치상황이 종종 벌어지곤 한다. 

서해수호의 날은 우리의 서쪽 바다(영해)를 지키고자 희생‧헌신한 국군의 영령을 기리고자 제정된 날이다. 초계함 천안함이 북한 잠수함의 어뢰 공격으로 백령도 해상에서 침몰한 천안함 피격사건(2010.03.26.), 북한이 서해 연평도에 포격을 가해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한 연평도 포격 도발(2010.11.23.), 그리고 서해 연평도 서쪽 해상에서 북한 경비정의 선제 기습포격으로 시작된 남북 함정 사이의 해전인 제2연평해전(2002.06.29.)으로 희생된 국군장병을 추모하는 날이다. 당초 사건 발생일에 각각 기념식을 하던 것을 하나로 모아 정부에서 2016년부터 3월 넷째 금요일을‘서해수호의 날’로 지정하여 서해수호를 위한 희생을 기리고 국민의 안보 의식을 북돋우기 위한 기념식과 관련 행사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나 서울지방보훈청에서는 3월 넷째 다섯 번째 날(금요일) 345챌린지를 진행하고 있으며, 전국 곳곳에서도 특별사진전, 온라인 롤콜 행사, SNS 추모 캠페인 등 다양한 온오프라인 행사가 추진되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잊히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치부하지 말고 행사에 직접 참석하지는 못하더라도 우리가 누리고 있는 경제적 안정과 일상의 안전이 그들의 희생으로 이루어졌음을 잊지 말고 기억하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 

 따뜻한 봄, 자신의 인생을 펼쳐보지도 못하고 분단된 조국의 안보를 위해 희생한 젊은 국군장병들의 희생을 다시 되새겨보고 감사의 마음을 담아 그들의 안타까운 죽음을 추모하는 시간을 갖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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