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예방 접종 현장에서
독감예방 접종 현장에서
  • 고요한
  • 승인 2009.10.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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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사회부 부장

요즈음 인천시내 각 보건소 주변은 밀려드는 65세 이상 노인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무료 독감 예방접종을 위해서다.
인천 남구보건소 역시 지난 7일부터  23일까지 계획으로 65세 이상 어른들을 위한 무료 독감 접종을 실시하고 있다.
이른 아침 7시경부터 줄서기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가 하면 어른들 사이에서 일명 새치기까지 하는 사례가 발생해 언쟁을 벌이는 모습들까지 보인다.  이런 사이 보건소 직원들은 질서를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한편, 주변도로의 주차질서에도 예민하게 신경을 써야하는 양면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심지어는 고급 승용차까지 몰고 와서는 주차장 확보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노인들을 불렀다며 호통 아닌 호통까지 치는 모습까지 보여 아이러니한 생각을 갖게 한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선 행렬은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이어져 서 있고, 특히 몸이 불편해 서있기조차 어려운 어른들이나 장애를 갖고 있는 분들을 위한 헌신적인 직원들의 친절한 봉사는 이를 지켜보는 필자의 마음을 숙연케 하기에 충분했다.
어른들의 짜증에 같이 짜증이 날만도 할 텐데…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렇지 않은 어른들이 더 많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자신의 임무에 충실 할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했다.
심금을 울리는 따뜻한 상황도 연출됐다. 한 어른의 며느리인 듯한  젊은 아주머니 한분이 오시더니 행렬 속에 서 계신 노인에게 “아직까지 여기밖에 못 오셨어요?” 라고 짜증 섞인 말투로 묻자 노인 왈 “왜 여기까지 밖에 못 왔다고 생각을 하느냐?  그래도 벌써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하면 편할 것을…”하시며 아주 태연하게 긍정적 사고의 마음을 나타내 주변사람들에게 미소를 머금게 했다.  현장에서 수고하는 보건소 직원들은 여러 가지로 힘들겠지만 이렇게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들을 지켜보면서 아직은 우리의 전통 미풍양속이 살아있음을 되새기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주길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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