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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주재·국장대우
고양주재·국장대우
하늘만 처다 보는 공공근로자인 나에게 또 다시 코로나19까지 겹쳐 나를 괴롭히네요.
하늘만 처다 보는 공공근로자들은 비 오는 날이 싫어요. 공공근로로 생계를 어어 갔던 박경임(55,여, 가명)씨, 과거에 TV에서 일기예보를 반드시 챙기고 아침이면 본능적으로 하늘부터 본다. 혹시 비가 또 올까 우려돼서다. 박 씨가 날씨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비가 내리면 공공근로사업장에 나가 작업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비가 온다고 모든 공공근로사업이 중단되는 것은 아니다 야외사업장 가운데 전봇대나 벽에 붙은 광고물 제거, 쓰레기 치우는 일 등은 그때그때 사정에 따라 있다. 하지만 숲 가꾸기, 화단정리, 도로정비 등과 같은 대분의 작업은 중단된다. 평소에는 비가 오더라도 오전 몇 시간만 일하면 일당의 절반을 받기도 하고 주중에 비가 오면 쉬기로 되어 있는 토요일에 일을 하도록 배려해줘 기본적인 수입이 보장됐었다. 하지만 장마철에는 비가 잦아 쉬는 날이 많아지는 만큼, 당장 수입에 큰 차질이 생기는 등 사정은 긴박해진다. 그런데 요즘은 과거 일기예보에 이어 또 다른 걱정이 늘어났다. 오늘 TV에서 코로나19 관련 1.5단계이니 2단계니 사회적 거리두기 등 이야기를 들으니 가슴이 철렁한다. 그는 상황에 따라 그 때 그때 닥치는 대로 일을 한다. 요즘 식당에서 알바를 하고 하루하루 일을 해야만 일당을 받을 수 있는 그는 최근 크로나19로 인해 수입에 차질이 생겨 가정경제에 미치는 여파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지금은 그렇다 치더라도 내년에 시작되는 공공근로사업에 참가는 하겠지만 별다른 기술이 없는 박 씨는 야외작업장에서 일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비가 올까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12평 영구임대아파트에서 3남매와 함께 살고 있어 한 푼이 아쉬운 박씨, 치킨 배달, 건물청소, 식당설거지 등 과거에 안 해본 알바가 없다는 박씨, 공공근로를 하기 전에 공사현장에서 막노동도 했지만 그 때도 비만 오면 공사장이 쉬어 박 씨는 비가 내린 것이 원망스러웠다. 남들이 흔히 말하는 해외여행은 상상도 못 할일, 우리 일상에 평범한 사람들이 가족과 함께 행복하게 지내는 명절, 아니 여름휴가철이니 뭐니 말 할 때, 그는 먼 나라 사람들의 이야기 같았다는 그는 당장 겨울을 준비하지 않으면 안될 만큼 절박하다. 이미 흘러버린 물은 물레방아를 돌리지 못하듯 한 해 한해 세월이 바뀔수록 희망을 갖기에는 너무 많이 와버린 세월, 그는 장마가 길어질 수 록 하늘만 쳐다봐야 했던 자신이 또 다시 생각도 못했던 코로나19까지 겹쳐, 정말 힘들다고 한숨을 짓는다. 하지만 그는 누구도 원망하지 않는다 큰 희망도 없다는 박씨, 누구에게 피해도 주지 않았고 그저 세상을 정직하고 열심히 살았을 뿐인데 모두가 내 팔자고 내 인생인 것을 하늘 님이 내려준 복이 이것뿐 인데 어쩌라고, 조그만 소원 그것은 지금처럼 제발 몸만 건강했으면 한다는 박씨의 소망은 오로지 코로나19 종식이었다.저작권자 © 현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