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된 지도자 어디 안계십니까?
참된 지도자 어디 안계십니까?
  • 현대일보
  • 승인 2020.11.09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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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중 오
고양주재·국장대우

 

가을빛이 짙어지고 있다.

낙엽이 스산한 바람에 이리저리 흩날리는 것을 볼 때 더욱이 내편 네편을 갈라 서로 헐뜯고 싸우는 세상사를 접하면서 허전하고 착잡한 마음속에 문득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자신을 27년 간 감옥에 가둔 백인 집권자들을 용서하고 관용을 베푼 흑인 지도자 넬슨 만델라다. 만델라는 원래 비교적 안락한 삶이 보장된 변호사였지만 차별을 받아온 아프리카 흑인들에게 자유를 얻게 해주기 위해 험난한 가시밭길을 택했다.

만델라가 수감되어 배고픔과 추위, 그리고 채석장 육체노동에 시달리던 바로 그 현장에서 긴 세월 동안 쌓인 그의 분노와 증오가 어떠했는지 가히 짐작할 만 하다. 그러나 그가 72세에 석방됐을 때 ‘나는 예언자가 아니라 겸손한 하인’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남아공 최초 흑인 대통령이 됐을 때 ‘진실과 화해위원회’를 통해 과거의 인권유린을 조사하되 미래를 위해 일체의 정치보복을 가하지 않았다.

결국 악명 높은 인종차별법인 아파르트 헤이드를 철폐하고 흑인과 백인이 평등하게 공존하는 세상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는 ‘혁명은 끝났으니 이제 관리자가 맡아야 한다’면서 재임 중 후계자를 지명하고 대통령 직에서 깨끗하게 물러났다.

이 가을에 다시 그를 생각 하는 것은 그가 살아있는 비전을 가진 참된 화합의 지도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품성은 평생을 살면서 발전시키는 것이며 그런 의미에서 품성은 우리가 통제하고 조절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우리 모두는 서로 다른 기호, 서로 다른 견해, 서로 다른 에너지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 무엇을 보고 있는가. 이 글에 우리들의 현실을 담고 싶지 않다.

나라가 온통 벌집 건드려 놓은 것처럼 시끄럽다. 생각만 하면 머리가 아프고 돌아버릴 것 같다.

똑똑한 그 양반들 모두가 성공한 것 같은데 이해하고 양보하는 모습은 찾아 볼 수 없고, 그들의 마음속 양심과 욕심의 끝은 어디까지 일까.

부디 나라걱정, 국민 걱정 생각하면서 내편 네편으로 갈려 표류할 때 우리 모두 입장을 바꿔 가진 자가 못 가진 자에게, 힘 있는 자가 힘없는 자에게 겸허한 하인의 자세로 한발 다가 설수 있다면 이 쓸쓸한 가을은 진정 아름다운 가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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