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표는 내가 뽑는다
대한민국 대표는 내가 뽑는다
  • 현대일보
  • 승인 2020.08.25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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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현 수
광명시선관위·사회복무요원

 

나는 현재 선거관리위원회에서 근무하고 있는 사회복무요원이다. 4주간의 군사훈련을 마치고 2020년 1월 31일 선거관리위원회에 배치되어 사회복무요원으로서 신성한 병역의무를 이행하고 있다. 내가 하는 일은 선거업무를 지원하고 보조하는 일이다. 이곳에서 생활하기 시작한지 얼마 안 되서 2020년 4월 15일에 실시된 제21대 국회의원선거를 준비하게 됐다. 선거관리위원회에서 근무하기 전에는 선거라고 하면 선거일에 투표소에 가서 명부에 있는 내 이름 옆에 사인을 하고 투표용지를 받아서 마음에서 정한 후보자에게 기표한 후 투표함에 넣고 나오면 끝이었는데, 막상 선거업무를 경험해 보니 우리 국민의 선거권을 착오 없이 정당하게 행사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과정이 너무나 복잡하고 어려웠다. 또한, 장애인 및 노약자 등 사회적 약자의 선거권 행사에도 불편함이 없도록 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세심하게 배려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제21대 국회의원선거를 준비하면서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우리는 과연 지금까지 어떤 선택을 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투표를 했을까? 초등학교 코흘리개 시절부터 고등학생에 이를 때까지 학생회 임원을 뽑기 위한 선거에 참여하고 성인이 되어서는 대통령선거, 국회의원선거, 지방자치단체장 및 지방의회의원선거 등 공직선거에서도 공직자를 선택하기 위해 투표를 한다. 뿐만 아니라 우리는 일상생활 속에서도 매우 자주 선택하기 위해 투표를 한다. 이렇게 말하면 몇몇 사람들은 ‘우리가 일생생활을 하면서 무슨 투표를 하지?’라는 의문을 가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의 하루 일과 중 가장 고민되고 행복한 시간이 있다. 그것은 바로 점심시간이다. 우리는 이때에도 투표를 한다. 무엇을 먹을지 누군가가 물으면 그 물음에 여러 사람이 의견을 내어 메뉴 후보군이 정해지고 이에 대한 투표로서 최종 메뉴가 결정된다. 이 행복한 시간에도 우리는 투표를 하고 있는 것이다.

제21대 국회의원선거의 투표율은 66.2%라고 한다. 많은 언론에서 코로나19의 여파에도 불구하고 투표율이 높게 나왔다고 보도했다. 특히 1992년에 실시된 14대 총선 이후 28년 만에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는 뉴스도 들을 수 있었다. 이 점에서 나는 의아함을 감출 수 없었다. 선거일에 투표가 곤란한 유권자를 위해 전국 어디에서나 투표할 수 있도록 사전투표제도가 마련돼 있고 선거일은 국민의 투표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국가에서 공휴일로 지정하여 투표할 수 있는 날이 총 3일임에도 불구하고 100명 중 34명은 투표를 안 했다는 의미인데도 말이다.

유권자의 선거참여율이 낮아지면 선출된 대표자의 민주적 정당성에 근본적인 흠결이 생기게 되고 이는 우리 사회의 발전과 통합을 저해하게 된다. 따라서 2022년 실시하는 제20대 대통령선거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는 ‘나 하나쯤 투표하지 않아도 뽑힐 사람은 뽑히겠지’하는 생각이 아닌 ‘내가 투표해야 제대로 된 대표자가 뽑힌다’는 마음으로 투표에 반드시 참여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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