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극적 참여로 변화하는 사회
적극적 참여로 변화하는 사회
  • 현대일보
  • 승인 2020.08.06 11:19
  • icon 조회수 26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 지 현

수원·주부

 

올해 4월 치러진 제21대 국회의원선거에서는 제14대 국회의원선거 이후 28년만에 66.2%의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예년에 비해 국민들의 공직선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얼마 전 나의 생활에 가장 밀접한 영향을 끼치는 아파트동대표선거가 있었다. 동대표선거가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후보자들이 어떤 공약을 가지고 나왔는지 잘 모르고 있었는데, 마침 집 근처에 산책을 하다가 경비실 앞에서 동대표선거 후보자들이 공약을 발표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듣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됐다.

많은 의견이 오가는 속에서 어떤 아주머니는 ‘아파트 복도마다 공용베란다가 있는데 거기에 쓰레기 투척 등 문제가 많으니 폐쇄했으면 좋겠다’고 했고, 또 다른 주민은 ‘아파트 내 오래된 자전거 방치와 화장실에서 흡연을 하여 이웃에 피해를 주는 문제를 해결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주민들의 의견을 들은 후보자 한 분은 이러한 문제들은 주민들이 서로 주의하고 의식개선을 통해 해결해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고, 다른 후보자는 동대표가 되면 그 문제부터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주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그동안 내가 고민했던 것들을 이웃들도 함께 고민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공동체 생활에서 혼자서 해결할 수 없는 일들을 주민의 대표를 통해 해결할 수도 있을 것 같은 희망도 가져 보았다.

며칠 뒤 선거를 통해 새로운 동대표가 선출됐다. 그 후 아파트 게시판에 오래된 자전거를 수거할 계획이니 자전거 주인은 언제까지 찾아 가라는 공고문이 게시됐고, 한 달 정도 지나니 아파트 공용복도에 있는 베란다도 폐쇄됐다. 지금껏 혼자만 불편하다고 생각하며 이웃 주민들 탓만 했었는데, 이렇게 하나둘씩 문제가 해결되어 가는 모습을 보니 속이 후련해졌다. 이러한 빠른 문제해결이 운 좋게 열정적인 분이 동대표로 당선되어서 그런 걸까? 물론 이번에 동대표가 되신 분이 열의가 있는 분이긴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 대표를 뽑은 주민들의 참여와 관심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선거운동기간 동안 주민들이 자신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전달하는 등 문제의식을 가지고 참여하지 않았다면 베란다 폐쇄나 자전거방치 문제는 아직도 해결되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는 ‘선거참여는 국민의 권리’라는 말을 수 없이 들어왔다. 하지만 나조차도 뉴스에 비춰지는 정치에 대한 실망감과 투표를 해도 세상이 바뀌지 않는다는 부정적인 생각으로 지금껏 그 의미에 대해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이번 동대표선거를 통해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아파트 내 여러 문제들을 해결하고, 더 나은 환경을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보면서 우리가 선거참여를 통해 의견을 표시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새삼 깨달을 수 있었다.

민주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선거권이야말로 진정한 권리일 것이다. ‘나 하나쯤이야’라는 생각으로 기권하기 보다는 선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우리들의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고, 우리가 원하는 사회로 한걸음 더 나아가는 지름길이라 생각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