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시, 동양하루살이와 전쟁… 매년 15%↓목표
남양주시, 동양하루살이와 전쟁… 매년 15%↓목표
  • 김기문 기자
  • 승인 2020.07.09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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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시가 여름철 한강 변 골칫거리인 '동양하루살이' 개체 수를 매년 15%씩 줄이기로 했다.

한 달간 주민들과 다양한 방법을 동원, 밤낮으로 퇴치에 나선 결과 개체 수가 눈에 띄게 줄면서 자신감이 생기자 이 같은 목표를 정했다.

상수원보호구역이어서 살충제를 쓸 수 없는 만큼 동양하루살이의 생태적인 특성을 이용한 퇴치 방법을 찾았다.

9일 남양주시에 따르면 와부읍 덕소리와 삼패동 등 한강 변 주민들은 매년 여름이면 동양하루살이가 입속으로 날아들어 숨쉬기조차 힘들다고 호소해 왔다.

동양하루살이는 몸길이가 10∼20㎜인데 날개를 펴면 50㎜에 달해 하루살이 종류 중 큰 편이다. 따뜻해지는 4월부터 한강에서 대량 번식한다. 낮에는 강변 풀숲에서 살다가 밤이 되면 불빛에 이끌려 도심으로 날아든다. 생김새 때문에 '덕소 팅커벨'이라는 귀여운 별명이 붙었지만 이 일대 주민들에게는 골칫거리다.

파리나 모기처럼 질병을 옮기지는 않지만 엄청난 개체 수가 문제다. 불빛이 있는 곳이라면 주택이든 상가든 가리지 않고 대량으로 날아가 달라붙는다.

길가에 진열된 각종 상품에 달라붙어 혐오감을 주고 음식점 안으로도 들어가 상인들은 피해를 본다며 울상이다. 한강 변을 산책하거나 뛰다가 잠시 마스크를 내리면 입속으로 날아들기 일쑤다.

살충제를 뿌리면 비교적 간단히 제거할 수 있지만 이 지역이 상수원보호구역인 탓에 화학 약품을 사용할 수 없다. 이에 환경부 한강유역환경청에 대책을 촉구하고 매년 4∼7월만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는 방안도 건의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나오지 않았다.

남양주시는 지난 5월 말 '동양하루살이와 전쟁'을 선포했다.

우선 피해를 파악하고 동양하루살이의 생태적인 특성을 분석했다.

유충 단계와 성충 단계로 구분해 대응하고 파란빛을 내는 단파장을 좋아하는 특성을 이용하기로 했다.

강물 뒤집기, 하천·지천 준설, 물대포, 나뭇가지 치기 등의 방법으로 유충과 서식지를 방역했다.

성충을 잡고자 불빛 주변에 포충기와 방제포, 청색 끈끈이 등을 설치했다.

 친환경 살충제를 사용하면서 교각 아래 유인등을 설치했다. 버스 정류장 등의 불빛도 조절했다.

한 달간 이 같은 방법을 동원한 뒤 성과를 분석했다.

일부 퇴치법에 대해 생태전문가와 내부의 의견이 엇갈렸지만 친환경 살충제, 나뭇가지 치기, 포충기·방제포, 불빛조절 등은 모두 호평했다. 한 달간 퇴치에 나서 체감할 수준으로 동양하루살이가 감소했다. 이에 남양주시는 2024년까지 매년 15%씩 동양하루살이 개체 수를 줄이는 목표를 세웠다.

남양주/김기문 기자 ggm@hyundai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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