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경로당 폐쇄 연장 섬지역 어르신 건강 ‘적신호’
코로나19 경로당 폐쇄 연장 섬지역 어르신 건강 ‘적신호’
  • 유용준 기자
  • 승인 2020.06.22 18: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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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무더위심리적 고립감 등 대책 마련 시급
현재 백령도연평도 등 유인도 경로당 모두 폐쇄
22일 인천시 옹진군에 따르면 이날 현재 백령도연평도 등 서해5도를 포함한 23개 유인도에 있는 경로당은 코로나19로 모두 폐쇄된 상태라고 밝혔다
22일 인천시 옹진군에 따르면 이날 현재 백령도연평도 등 서해5도를 포함한 23개 유인도에 있는 경로당은 코로나19로 모두 폐쇄된 상태라고 밝혔다

 

코로나19 여파로 경로당 폐쇄 기간이 길어지면서 여름을 맞이하는 섬 지역 노인들의 건강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어르신들이 느끼는 심리적 고립감과 함께 여름철 무더위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인천시 옹진군에 따르면 이날 현재 백령도·연평도 등 서해5도를 포함한 관내 23개 유인도에 있는 경로당은 코로나19로 모두 폐쇄된 상태다. 경로당은 주민 친목 공간뿐만 아니라, 무더위·미세먼지 등을 피하는 쉼터 역할을 겸하기 때문에 노인들 일상에서 중요한 공간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경로당 폐쇄 기간도 길어지면서 어르신들이 겪는 불편함도 커졌다. 섬에 사는 노인들은 지역 특성상 이동 동선이 제한적인 데다가 올여름 불볕더위가 예고된 상황에서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연평도의 경우 동부리·서부리·남부리·중부리·새마을 등 섬 내 5개 경로당 문이 모두 닫혔다.

연평도 주민 강향원(91)씨는 "중부리 경로당을 매일 같이 다녔는데 못 간 지 한참 됐다"며 "우리네들은 나이도 많은데 갈 곳 없이 집에 드러눕기만 하니까 아픈 곳이 생기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주민 고영선(81)씨는 "집 안에 아예 에어컨이 없기도 하고, 있어도 요금 부담이 있어 선풍기로 버티는 노인들이 많다"며 "올여름이 아주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주민들이 모일 만한 장소는 대부분 문을 닫았다"며 "요즘 갇혀 지낸다는 느낌이 많이 들어 답답하다"고 덧붙였다. 

옹진군은 만 65세 이상의 노인 인구 비율이 높아 무더위로 인한 온열 질환 등에 더 취약한 상황이다. 

옹진군 7개 면의 인구수는 2만500여명으로 이 가운데 만 65세 이상은 25%가량인 5천100여명에 이른다. 이에 옹진군은 외지인 교류가 잦은 북도면이나 영흥면을 제외하고 관내 경로당을 한시적으로 개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폭염 특보가 발효될 경우 주민들을 대상으로 출입을 허용한다는 계획이다. 또 면마다 배치된 생활 관리사의 가정 방문을 재개해 노인들의 생활 전반과 심리 상태를 살핀다는 방침이다.

옹진군 관계자는 "방역 작업과 출입 관리를 철저히 한 상태에서 기상 상황을 고려해 경로당을 개방할 계획"이라며 "섬 지역 어르신들의 여름철 건강 관리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인천/유용준 기자 yyj@hyundai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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