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학교들…“방역 인력 채용 하늘의 별따기”
인천 학교들…“방역 인력 채용 하늘의 별따기”
  • 정성엽 기자
  • 승인 2020.05.31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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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주지만 채용은 학교 몫 지적

교육 당국이 순차적인 등교에 대비해 학교에 방역 인력을 지원하기로 했지만 정작 일선 현장에선 인력 채용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천시교육청은 각 학교에 적게는 2명에서 많게는 9명까지 생활 지도 및 방역 담당 인력을 지원하기로 하고 2차 추가경정예산안에 해당 예산 40억9천700만원을 편성할 계획이라고 31일 밝혔다.

이 예산은 인천 지역 유치원, 초·중·고등학교뿐 아니라 특수·기타 학교에도 모두 지원된다.

각 학교가 재학생 수에 따라 자율적으로 도우미 인력을 채용하면 교육부와 시교육청이 3대 7로 분담해 비용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인천 지역 생활 지도·방역 도우미 인력은 시간당 1만원의 수당을 받는다. 주 15시간 미만으로만 근무할 수 있기에 초단시간 근로자로 분류된다.

시급이 적고 초단시간 근무인 특성 탓에 일선 학교에서는 도우미 인력을 채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인천 미추홀구 한 초등학교는 이달 27일 1∼2학년생 등교를 앞두고 생활 지도 도우미 공고를 냈으나 지원자가 없어 결국 추가 인력 없이 첫 등교를 시작했다.

인천 서구 한 초교도 공고를 통해 인력을 뽑기가 어려워지자 방과 후 강사 등 기존 인력 풀을 활용해 알음알음으로 생활 지도 도우미 7명을 어렵사리 채용했다.

인천 한 초교 교장은 "등교가 당장 코앞이라 급하게 공고를 내서인지 지원자가  없어서 결국 도우미 인력 없이 등교 수업을 했다"며 "교직원만으로는 학생들을 모두 돌볼수가 없어서 학부모들의 도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일부 학교에서는 행정지원팀이 맡아야 할 채용 업무를 보건 교사에게 일임하는 '업무 쏠림' 현상이 빚어지기도 한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인천지부에 따르면 신규나 저경력 보건 교사가 재직 중인 일부 학교에서 최근 이 같은 고충이 제기됐다.

조수진 전교조 인천지부 정책실장은 "인력을 뽑는 일이 단위 학교에 모두 떠넘겨졌고 결국 일선 교직원들의 부담이 됐다"며 "지원 인력의 시급이 1만5천원인 시·도도 있는데 인천은 1만원이어서 액수의 현실성도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생활지도·방역담당 지원자에게 지급하는 수당을 현실화해야 일선 학교의 인력 충원에도 도움이 돼 최근 시교육청에 이를 건의했다"고 덧붙였다.

시교육청은 수당을 늘리는 것보다는 적정한 인원을 각 학교에 배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지원 취지에 더 부합한다는 입장이다.

또 방과 후 강사, 퇴직교원, 학부모 등의 인력 풀을 지원 인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아무래도 원격 수업 도우미 등 다른 지원 인력도 뽑고 있어서 일선 학교에서 인력 구하기가 힘들 수 있다"며 "다양한 인력 풀 활용 방침을 마련해뒀기 때문에 어느 정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천/정성엽 기자 jsy@hyundai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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