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환경 보고서’ 공개 의무 없어 영업 비밀사항…2심도 삼성 승소
‘작업환경 보고서’ 공개 의무 없어 영업 비밀사항…2심도 삼성 승소
  • 오용화 기자
  • 승인 2020.05.13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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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고용부의 영업 비밀침해 행위 제동

삼성전자가 '작업환경 측정 결과 보고서'를 공개하라고 결정한 고용노동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법원이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원고인 삼성의 손을 들어줬다.
작업환경보고서란 사업장 내 유해물질에 대한 노동자의 노출 정도를 기재한 것으로, 삼성 측은 이 안에 연구와 투자의 산물인 공정·설비 등 내용이 담겨 있어 영업비밀에 해당돼 공개가 불가하다고 주장해 왔다.
수원고법 행정1부(이광만 부장판사)는 13일 삼성전자가 고용부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경기지청장 등을 상대로 낸 정보부분공개결정 취소소송에서 "삼성전자의 작업환경보고서는 공개할 필요가 있는 정보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원심과 같이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 사건 쟁점 정보는 공정·설비의 배치 정보, 생산능력과 생산량 변경 추이, 공정 자동화 정도 등을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면서 "이는 원고의 경영상·영업상 비밀사항에 해당해 공개될 경우 원고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이어 "원고가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소속 근로자에게 작업환경 측정결과를 공개하고 있는 점, 생명·신체 또는 건강에 직접적으로 관련되는 '유해인자', '측정치' 등은 모두 공개 대상이 된점, 그간 원고 공장의 유해인자 노출수준이 법정 노출기준 미만이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항소심의 판단은 앞서 지난해 8월 1심 재판부의 판단과 같다.
당시 1심은 "반도체 공정에 관련된 매우 세부적인 정보인 부서와 공정명, 단위작업장소에 대해서까지 일반 국민의 알 권리가 경쟁업체들에 대한 관계에서 보호받아야 할 영리법인인 원고의 이익보다 우선한다고 하기는 어렵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이번 소송은 삼성 계열사 공장에서 근무한 뒤 백혈병이나 림프암 등에 걸린 근로자와 유족이 산업재해를 입증하는 데 활용하고자 작업환경보고서를 요구하면서 지난해 초 시작됐다.
작업환경보고서는 사업주가 작업장 내 유해물질(총 190종)에 대한 노동자의 노출 정도를 측정하고 평가해 그 결과를 기재한 것이다. 이 보고서는 6개월마다 지방고용노동관서에 제출한다.
고용부는 이에 관해 공개결정을 내렸지만, 삼성 측은 작업환경보고서 안에 담긴 '부서 및 공정명', '단위작업장소' 등 내용이 막대한 연구개발과 투자의 산물인 반도체 공정의 핵심이어서 중대한 경영상·영업상 비밀에 해당한다고 반발했다. 이어 고용부의 결정을 취소해달라는 취지로 행정심판을 청구하고, 집행정지 신청 및 소송을 제기했다.
그 결과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2018년 7월 삼성의 주장을 일부 인용했으며, 수원지법 또한 지난해 8월 본안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삼성전자 작업환경보고서 공개 여부와 관련한 법원의 판단은 최근 서울행정법원에서도 나온 바 있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2월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이 중앙행심위의 결정에 반발해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관련 내용이 경쟁업체에 누설되면 안 되는 영업기밀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판단, 원고 패소 판결했다.
수원/오용화 기자 oyh@hyundai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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