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의 세계'를 함께 보는 부부들에게 물었습니다
'부부의 세계'를 함께 보는 부부들에게 물었습니다
  • 연합뉴스
  • 승인 2020.05.10 09: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외도 이해할 수 있다"가도 "당신도 걸리면 죽는다"며 감상평 분분
부부의 세계
부부의 세계

 

JTBC 금토극 '부부의 세계'를 함께 시청하는 부부들은 이 드라마를 보면서 어떤 대화를 나눌까.

회를 거듭할수록 극단으로 치닫는 지선우(김희애 분)-이태오(박해준)를 지켜보면서 침묵 속에 서로 온갖 생각을 다 해보는 부부도, 대놓고 함께 욕하거나 격론을 벌이는 부부도 있을 터.

아이가 없는 30대 부부부터 아이가 있는 40·50대 부부, 황혼으로 접어드는 60대 부부까지. 그리고 주부부터 회사원, 자영업자, 공무원, 대학교수, 영화평론가까지. 9일 각양각색 부부들에게 감상평을 물었다.

◇ 드라마를 보면서 부부 간 나눈 대화를 소개해주세요

1. (회사원인 남편 이모 씨와 아내 장모 씨, 함께 30대이고 아직 아이는 없음. 이하 답변자 번호로 대신함) "뭐 이런 이야기가 다 있어?" "흥미진진한데." "너도 그러냐?" "당연히 안 그러지…."

2. (마흔 동갑내기인 회사원 남편 강모 씨와 주부 송모 씨) 대화는 거의 없었습니다. 다만 아내는 "당신은 들키면 선우보다 더하게 복수해주겠다"고 했습니다.

3.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인 44세 남편 유모 씨와 대학교 강사인 37세 이모 씨) 남편 "저거 진짜야?", 아내 "대박!"

4. (잡지사 편집장이자 영화평론가인 남편 정모 씨와 대학교수 아내. 둘 다 50대) "너라면 어쩔래? 너는 바람피우면 죽는다." "안 걸리면 되는 것 아냐?" "여자만 너무 불쌍해. 세상의 모든 남자는 다 똑같아." "아니야, 그렇지 않아." "그런데 김희애 연기 정말 잘한다." "난 지고지순한 박선영이 좋아. 김희애는 부담스러워." "이 드라마에 나오는 남자 다 별로야."

5. (함께 회사원인 54세 남편 고모 씨와 50세 아내 윤모 씨) 아내가 말하더라. "남자들은 단순해서 옆도 안 보고 그냥 저지른다"고.

6. (지자체 공무원 55세 남편과 비슷한 나이의 전업주부 아내) "그냥 드라마니까. 나는 저럴 때 그렇게 안 한다" 정도의 대화를 나눴죠.

7. (자영업을 하는 60대 남편 이모 씨와 아내 서모 씨) 가장 큰 피해자는 아이지만 각자의 삶은 또 존중돼야 한다.

'부부의 세계' 이태오(오른쪽)와 손제혁

'부부의 세계' 이태오(오른쪽)와 손제혁

[JTBC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 남편들에게 묻습니다. 이태오와 손제혁(김영민)의 외도를 이해할 수 있습니까. 익명을 보장합니다.

1. 비판받아 마땅하고 이해하기 어렵지만 개연성은 있다. 바람피우는 사람이 극히 드문 것도 아니고.

2. 이해할 수는 없지만, 개연성은 있음. 이태오가 '잘 나가는' 부인에 대해 느끼는 열등감을 타인과의 관계에서 풀려고 시도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3. 이해할 수 없다. 잘 생기거나(이태오), 돈이 많거나(손제혁), 여자들의 습성을 잘 알거나(둘 다). 모두 내가 가지지 않은 능력이라 이해가 안 된다.

4. 이해할 수 있지만 하지 말았어야 할 행동이다. 그리고 행동에 대한 책임은 져야 하니 이혼으로 이어짐은 당연하다. 이해할 수 있는 까닭은 한국 사회에서 중년의 삶이 얼마나 외롭고 고달픈지 알 만한 사람은 다 알기 때문이다. 그 삶에 단비처럼 찾아온 탈출구가 불륜이랄까. 책임은 책임이고….

5. 남자들이 많이들 저러지만 난 몰입은 별로 안 했다.

6. 이해할 수는 있다. 남자는 새로운 것에 대한 동경이 있다.

7. 이해할 수는 있지만 그러면 안 되는 것. 특히 자식이 있다면. 아빠니까.

'부부의 세계' 여우회

'부부의 세계' 여우회

[JTBC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 아내들에게 묻습니다. 남편의 외도에 바로 이혼을 선언한 지선우, 참고 지내다 결국 갈라서기를 선택한 고예림(박선영), 평생을 참고 산 최 회장 아내(서이숙) 중 가장 현실적이라고 생각되는 인물은 누구인가요.

1. 지선우.

2. 고예림. 다만 지선우처럼 물불 안 가리고 복수를 위해 덤비는 캐릭터가 현실적이지 않으나, 여성 시청자들이 대리만족을 느낄 만하다.

3. 고예림. 대부분의 여성이 바람피우는 남편을 믿고 믿다가 더는 신뢰하지 않게 되는 거죠.

4. 절대적으로 지선우를 지지한다. 현대 사회는 명확하다. 옳고 그름에 대한 명확한 사회적 기준이 마련돼 있고, 이에 대한 책임도 명확하다. 참고 이해하는 것이 절대 능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5. 셋 다 있을 수 있는 선택이다. 최 회장 아내는 사회적 지위와 경제적 이유 등 대외적 부분을 더 중시했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남편과 진정한 부부관계를 유지하고 있을지는 모르겠다. 고예림은 본인 감정에 충실하면서 '이미 끝난 걸 부여잡고 있을 필요가 없다'며 과감한 실천을 했고. 지선우는 애정이 고픈 여자로서 본인이 꿈꾼 세계 속에 자기와 가족을 모두 집어넣고 살아왔기에 절대 그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면서도 이혼 후에도 그 세계에서 못 벗어나고 있고. 어찌 보면 고예림이 가장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나가지 않을까 싶다.

6. 지선우.

7. 고예림.

부부의 세계

부부의 세계

[JTBC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가장 인상 깊었거나 공감 갔던 대사를 하나만 꼽아주세요

1. (남편) 나한테 결혼은 착각이었지. (아내) 사랑은 그 착각의 시작이자 상처의 끝.

2. (남편) 사랑에 빠진 게 죄는 아니잖아. (아내) 사랑도 결혼하고 나니 다 똑같더라, 시들해지더라.

3. (남편) 그러게 남의 물건은 함부로 손대는 게 아닌데. (아내) 신세를 진 사람한테는 진 만큼 갚아줘야죠.

4. (남편) "세상엔 두 종류의 남자가 있어. 바람을 피우는 남자와 그것을 들키는 남자." 남성의 이중성을 합리화하려는 옹졸함이 드러나는 현학성! (아내) 본능은 남자만 있는 게 아니야. 여자라고 바람피울 줄 몰라서 안 피는 게 아니야. 다만 부부로서 신의를 지키며 사는 게 바르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제하고 사는 거지.

5. (남편) 특별히 생각나는 게 없습니다. (아내) 눈으로 확인하고 나면 다시는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6. (남편) 우리에게도 희망이 있을까. (아내) 지선우 밖에 없다.

7. (남편) 선생님도 나처럼 되지 말라는 법 없잖아요. (아내) 마음 단단히 먹어. 생각만큼 쉽게 정리되지 않을 거야. 난 그렇더라고.

부부의 세계

부부의 세계

[JTBC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이태오는 지선우를 향해 "네가 그때 한 번만 눈감아줬으면"이라고 합니다. 지선우는 그의 말대로 이태오를 한 번 용서해줬어야 할까요? 만약 지선우가 이태오를 용서했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아들 준영(전진서)의 존재를 고려해 답변해주세요.

1. (남편, 아내 함께) 눈감아줬어도 의심은 지속했을 것. 계속된 의심에 불행이 따라올 것이고 이는 당연히 아들의 정서에도 부정적이었을 것입니다.

2. (남편) 용서해주지 말았어야 한다. 설사 용서했다고 해서 불륜이 끝났을까? 결국 누구 하나 싫증이 나야 끝날 문제다.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희생으로 유지되는 가족관계는 아들도 바라지 않을 것. (아내) 용서했다면 껍데기만 남은 부부가 됐을 것이다. 준영이가 아빠의 외도를 아는 이상 아빠와 똑같을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높다. 이태오의 아버지도 바람을 피우지 않았나.

3. (남편) 용서해서는 안 된다. 서로의 불신이 더 깊어지고 한 사람만 상처받았을 것이다. (아내) 모르겠다.

4. (남편) 용서해준다면 정말 고맙겠지. 아들을 위해서 참아주는 게 여자 아닐까?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태오가 앞으로 성실하게 살고 이들 부부가 행복해질 것이냐는 예상에는 절대 '노(NO)노노'. 부모를 바라보는 준영이 행복할까에 대해서는 뭐라 답변할 수 없다. (아내) 아들 준영이 때문에라도 절대 용서해선 안 된다. 아들이 보고 배울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남자의 삶을 반복하게 해선 안 된다.

5. (남편, 아내 함께) 이미 신뢰가 깨졌는데 용서가 될까요. 그리고 이태오가 진정으로 용서를 빈 것도 아니고, 지선우와 여다경(한소희) 둘 모두를 갖고 싶어하며 둘 사이를 왔다 갔다 하지 않았나요. 그 선택을 지선우가 해봤자 끝나는 문제가 아니었을 거라 생각이 드네요. 준영이를 위해서라도 차라리 좀 더 솔직해져서 아이에게 설명하고 '쿨'하게 헤어졌어야 해요. 아픈 걸 아프다고 말하지 못하게 서로가 막고 있어서 모두가 불행해졌어요.

6. (남편) 한 번 지나가는 바람으로 인정하고 참아도 되지 않을까. 한창 사춘기인 아들도 있는데. (아내) 애매하긴 하지만 아들 생각해서 넘어간다.

7. (남편) 용서가 안 될 것이다. (아내) 용서의 의미가 없다. 신뢰가 깨진 부부생활 안에서 아이는 정상적으로 성장할 수 없다.

부부의 세계

부부의 세계

[JTBC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 서로 증오하다 다시 하룻밤을 보낸 지선우와 이태오를 이해할 수 있습니까.

1. (남편) 그냥 이해는 못 하나 가능할 수도. (아내) 절대 이해는 못 하나 가능할 수도.

2. (남편) 개연성 있음. 사랑의 반대말은 무관심. 지독한 증오는 지독한 사랑과 반대말이 아니라 생각함. (아내) 이해할 수 없지만, 개연성은 있다. 이 부분에서 '부부의 세계'가 다른 치정극과 차별화한다고 생각한다.

3. (남편) 이해가 안 된다. (아내) 모르겠다.

4. (남편) 대부분 남자가 흔히 상상하는 로망 아닐까? 잘못했지만, 마음으로 미워하지만, 몸으로 받아들이는 여성. 아마도 자신의 잘못을 아내의 몸이 받아줌으로써 용서받았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게 남자다. (아내) 절대 있을 수 없는 미친 짓이다. 하지만 드라마 설정상 둘 다 마음 한구석에 상대를 두고 있었으니 어쩔 수 없었을까. 아니다. 이건 다 술 탓이다. 술 탓으로 미루기에도 정말 미친 짓이어서 이해할 수 없다. 작가와 PD가 남성 아니냐. 결국 남성의 시선에서 남성의 심리 중심으로 그려진 것이다.

5. (남편) 저런 사람도 있을 수 있지. (아내) 이해할 수 없어.

6. (남편) 이해할 수 있다. 감정의 찌꺼기가 남아있는 것 같다. (아내) 절대 이해 안 된다.

7. (남편, 아내 함께) 이해할 수 있다. 한때 사랑했던 사람이고 아직 사랑이 남아있으니 비록 집착일지라도 그럴 수 있다.

부부의 세계

부부의 세계

[JTBC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부부의 세계'를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1. (남편) 현실적인 판타지. (아내) 드라마는 드라마다.

2. (남편) 현실인 듯 현실 아닌 현실 같은 드라마. (아내) 이혼의 민낯을 드러낸 드라마.

3. (남편) 사실주의의 시험대. (아내) 욕하면서 보는 '막장'

4. (남편) 막장의 세계는 화려하고 볼거리도 많구나. (아내) 어리석은 남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현대사회를 비판하는 날 선 심리 비판 드라마.

5. (남편) 부부의 세계라기보다는 엄마와 아들이다. 6회로 마무리됐어야. (아내) 부부간 신뢰란 무엇인가를 생각해보게 하는 내용이었는데, 6회 이후 무엇을 이야기하려는지 모르겠다.

6. (남편)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 (아내)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다.

7. (남편) 철길을 함께 걷고 있는 사람들. (아내) 공기 같은 것.

lisa@yna.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