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상상도 못해”…조주빈 활동한 장애인시설 두려움 호소
“성범죄 상상도 못해”…조주빈 활동한 장애인시설 두려움 호소
  • 남용우 기자
  • 승인 2020.03.25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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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복지시설장 “앞으로는 자원봉사자 못 받겠다”
봉사자가 어떤 사람인지 확인 제도적 뒷받침 있어야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 검찰 송치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을 협박해 성 착취 불법 촬영물을 유포한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 검찰 송치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을 협박해 성 착취 불법 촬영물을 유포한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앞으로 무서워서 자원봉사자도 받지 못할 거 같습니다."

미성년 성 착취물을 제작해 유포한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4)씨가 봉사활동을 했던 한 장애인복지시설의 시설장은 25일 놀란 가슴을 진정하지 못했다.

인천에 있는 이 장애인복지시설은 조씨가 최근까지 11차례에 걸쳐 44시간가량 봉사활동을 한 곳이다.

조씨가 소속된 인천 모 비정부기구(NGO) 봉사단체는 2017년 3월부터 해당 시설에서 최근까지 월 1회 봉사활동을 해왔다.

주로 시설에 있는 아이들과 함께 야외에서 농구와 축구 등 체육활동을 하는 봉사활동이다.

 시설 관계자들은 봉사단체 소속이었던 조씨가 끔찍한 성범죄 피의자일 것이라곤 상상조차 못 했다고 한다.

시설 직원 등은 모두 조씨를 평범한 인상에 열심히 봉사활동에 참여했던 사람으로 기억했다.

이 장애인복지시설의 시설장은 "조씨가 속한 단체는 열심히 봉사활동을 해 항상 감사한 마음이었다"며 "이렇게 열심히 하는 단체도 있구나 하고 생각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단체 소속 봉사자가 끔찍한 범죄를 저질렀다고 하니 앞으로는 무서워서 자원봉사자를 받지 못할 것 같다"고 호소했다.

또 "직원들뿐만 아니라 시설 아이들도 (조씨를) 나쁘게 표현하지 않은 것을 봐서는 그가 '두 개의 얼굴'을 가진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앞으로 봉사자 개개인이 어떤 사람인지 확인하고 점검하는 제도적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시가 자체 조사한 결과 조씨는 2017년 10월부터 지난달까지 해당 재활원뿐만 아니라 인천 지역 보육원 2곳, 장애인종합복지관, 장애인주간보호센터 등 모두 5곳에서 봉사활동을 했다.

인천시는 조씨가 과거 봉사활동을 한 재활원 거주자 10명과 보육원 퇴소 아동 8명 등을 대상으로 확인한 결과 이들은 조씨로부터 당한 피해가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조씨는 이날 청소년성보호법 위반 등 혐의가 적용돼 기소 의견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됐다.

조씨는 2018년 12월부터 이달까지 아르바이트 등을 미끼로 피해자들을 유인해 얼굴이 나오는 나체사진을 받아낸 뒤 이를 빌미로 성 착취물을 찍도록 협박하고 박사방에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사방 피해자는 경찰이 현재까지 확인한 바로만 74명이며 이 중에는 미성년자 16명도 포함됐다.

인천/남용우 기자 nyw@hyundai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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