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철교수의 건강과 행복 메시지
이상철교수의 건강과 행복 메시지
  • 현대일보
  • 승인 2019.11.24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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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선진국으로 가는 길(2)

유대인은 천 육백만 정도다. 절반은 이스라엘 땅에 살고 절반은 세계 곳곳에 흩어져 산다. 미국과 캐나다에 5백만 이상이 산다. 그런데 유대인으로 노벨상을 받은 사람은 174명이다. 교육방식과 독서의 차이 때문이다. 그들은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독서를 통해 질문하고 답하는 대화식 교육을 한다.

한국의 어머니들은 자녀가 학교를 다녀오면 오늘 몇 점을 받았느냐고 묻는다. 그러나 유대인 어머니들은 몇 점을 받았느냐, 무엇을 배웠느냐고 묻지 않는다. 오늘은 선생님께 질문을 몇 개나 했느냐고 묻는다. 질문을 많이 한다는 것은 지적인 호기심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적 호기심이 많으면 독서의 양도 많아진다.

독서를 통한 지적 호기심은 학문적인 성장과 창의력을 키워준다. 노벨상도 결국 독서를 통한 지적 호기심이 강할수록 기회가 많이 주어진다. 20세기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인물로 꼽히는 아인슈타인은 “상상력은 지식보다 더 중요하다”고 했다. 노벨상은 상상력의 산물이지 지식의 산물이 아니다. 지식은 과거에 속하고 제한적이지만 상상력은 미래에 속하고 무한한 잠재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노벨상이란 지식을 기초로 한 상상력을 키워 인류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새로운 것을 발명 할 때 주어지는 것이다. 독서와 교육 방법이 개선되어야 한다.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대화식 교육이 되어야 한다. 소크라테스 식 대화법이 바로 그것이다. 소크라테스 대화법이란 스승과 제자 간에 정답고 없고 궁극적 해답도 없는 질문을 하면서 대화를 이어 가는 것이다. 노벨상을 타려면 정답도 없고 궁극적 해답도 없는 곳에서 답을 찾도록 노력해야 한다.  

아인슈타인도 새로운 발명을 위한 상상력을 키우기 위해 모든 수업은 끊임없는 대화를 위한 세미나 식 강의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실용주의를 바탕으로 한 미국 교육의 특생은 대화교육이다. 미국의 대학에서 세미나 식 강의를 보면 우선 교수가 학생들에게 다음 수업을 위해 꼭 읽고 와야 할 책과 각종 논문 리스트를 배부한다. 이를 위해 왼만 한 대학에는 과마다 도서관이 있어, 관련 책과 논문을 빌려 볼 수 있다. 수업시간이 되면 교수가 강의를 하는 것이 아니라 교통정리 만 한다. 순서에 따라 어떤 학생이 책과 논문에 대한 발표를 하면 교수와 학생들은 이를 토대로 끊임없이 대화를 이어간다.

수업은 스승과 제자들 간에 나누는 끊임없는 대화이다. 이를 통해 스승은 제자들을 가르치는 것만큼 스승도 제자들로부터 배우게 된다. 미국과 같은 앵글로색슨 사회에서는 이같이 대화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러나 독일과 프랑스 같은 합리적 사고가 전통인 대륙문화권에서는 대화 보다 토론을 강조한다. 참다운 민주정치를 위해서는 소통이 잘 되어야 한다. 소통은 대화에서 온다. 소크라테스식의 교육법이 바로 대화를 통한 교육이다.  

역사적으로 모든 위대한 사상은 식탁 주변에서 나누는 대화로 부터 나온다는 말이 있다. 칼텍(Caltech,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은 학부와 대학원생을 합쳐 2천명 밖에 안되는 연구중심 대학이다. 학생과 교수 비율이 3:1로 거의 개인지도를 받는다. 노벨 과학상을 31명이나 배출한 명문대학이다.

이 대학의 교수식당 이름이 옛날 로마시대의 학교를 뜻하는 아데나움(Athenaeum)이다. 이 식당의 한 가운데 원탁 테이블에는 매일 정오가 되면 저명한 과학자인 교수들이 한데 모여 식사를 하며 대화를 나눈다. 이들 가운데는 2,3명의 노벨상 수상자들도 참여한다. 칼텍의 교수진 가운데는 4명의 노벨상 수상자가 있다. 이 교수 모임에는 가끔 씩 바이러스학으로 노벨상을 받은 발티모어 총장도 참여한다.

어떤 날에는 이 식탁에 모인 과학자들을 보면 아주 특수한 과학적 재능을 가진 사람들의 총 집합소 같이 보인다. 이들 저명한 교수들의 식탁에는 최근에 진전된 입자 물리학으로부터 캠퍼스 가십에 이르기 까지 대화에 오르지 않는 내용이 없다. 연령별로 보면 49세부터 90세까지 다양하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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