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립의료원, 개원이 우선
성남시립의료원, 개원이 우선
  • 현대일보
  • 승인 2019.11.07 16:02
  • icon 조회수 15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정현 성남주재 국장대우

 

어느 절의 오래된 법당 출입문이 고장나서 스님은 아랫 마을에 솜씨좋은 목수를 불러서 고쳤다. 반듯하게 고쳐진 문짝을 보고 주지스님은 목수에게 가죽지갑 하나를 주면서 '약소하지만 감사의 뜻으로 드리는것이니 받아 주시오' 하자, 지갑을 본 목수는 화를 버럭내면서 ‘아니 사람을 뭘로보고 이러십니까? 이까짓 지갑이나 받으려고 바쁜데 달려와서 문짝을 고친줄 아십니까! 이래뵈도 난 고급 인력입니다’라며 거절했다. 스님이 차분하게 물었다 '그럼 어떻게 해드릴까요?, 그러자 목수는 '아무리 못해도 10만원은 주셔야죠. 싸게 해드리는겁니다'라고 생색을 내자, 스님은 가죽지갑을 열고 10만원을 세어 목수에게 주면서 돌아섰다. 스님의 가죽지갑에는 30만원이 들어있었다. 목수가 그냥 받았다면 30만원과 고급지갑을 얻었을덴데 스님의 깊은 뜻을 미쳐 헤아리지 못한 것이다.        

시청 입구에 어수선한 현수막이 길게 걸려있다. 지난 두어달 동안 '성남시의료원 비정규직 철회'를 주장하며 시위를 해 혼란을 주던 현수막이 11월이되면 끝나려나 했는데 여전히 변함이 없이 걸려있다.

그동안 공공의료성남시민행동 등 일부 시민단체와 민주노총, 민중당, 정의당 등 ‘비정규직없는 노동존중 성남시의료원 정상개원 시민대책위’가 주장하는 비정규직 없는 성남시의료원은 당연한 일이다. 더구나 비정규직 없는 사회를 핵심 정책으로 내건 현 정부의 청와대 출신 은수미시장이라면 시립의료원 전 직원의 정규직 채용은 응당 해야할 일이 맞다.

그러나 시립의료원이 비정규직을 채용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분명히 있을것이다.

서울시립병원 다음으로 두번째 규모가 큰 500병상의 성남시의료원은, 땅 파기에서 부터 각종 어려움으로 시행착오를 겪으며 5년여만인 올 연말에 부분 개원을하고 내년 3월 정상 개원한다는 계획이다.

병원 건립 경험이 전혀없는 지방자치단체가 대형 병원을 생산하는 일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힘든 작업이다. 의과대학이 있는 대학병원도 아니고, 전문 의료재단도 아닌, 정치인들의 욕구와 행정직 공무원들의 머리를 빌려 시작한 일이기에, 더 꼼꼼히 짚어보고 착오없이 건립을 준비했을것이다. 시 관계자에 의하면 내년도 시립의료원의 적자는 400억원을 예상한다. 매년 어마어마한 적자를 시민의 혈세로 메우지 않으려고  성남시는 각종 방안을 짜내고 노심초사하는것이다.  

비정규직도 성남시민이다. 은수미시장이 사랑하는 시민을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차별할리는 없다. 다만 시립의료원의 합리적 경영만이 모든 시민에게 훨씬 더 좋은 일이기 때문에 피치못해 결정을 했을것이다.   

시립의료원의 정원은 1,338명이다, 이중 환자 급식, 매점, 장례식장, 식당 운영, 청소 등 비정규직은 238명으로 17.7%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우리나라 비정규직은 36.4%로 시립의료원은 절반 수준으로 양호한 편이다. 그리고 이들 비정규직도 2년 후에 전원 정규직으로 전환해 줄 계획이다. 이런 사정을 알면서도 심한 불만의 표현을하고 정규직만을 고집하는 이들은 이제 그만 거둬들이고 정상 개원에 힘을 모을 때다.  

성남시립의료원과 은수미시장의 의지대로 경영 정상화가되면, 현재의 작은 보수보다 더 큰 혜택을 얻게된다. 그래서 시립의료원은 개원이 우선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