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용현·학익지구 옛동양화학 공장터, 중금속 오염 심각하다
인천 용현·학익지구 옛동양화학 공장터, 중금속 오염 심각하다
  • 남용우
  • 승인 2019.04.14 19: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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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1만3천여 세대와 대규모 상업·업무시설이 들어설 미추홀구 용현·학익 1블록 도시개발사업지구 내 옛 동양화학 공장 터가 중금속 등 각종 오염물질로 뒤덮여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1일 용현·학익 1블록 도시개발사업지구 내 옛 동양화학 1, 2, 3공장 터에 대한 토양오염 실태를 조사한 한국환경수도연구원의 '토양 정밀조사 결과보고'에 따르면 3개 공장 터가 모두 불소, 수은, 아연, 구리 등 중금속으로 오염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조사가 이루어진 부지는 미추홀구 학익동 595-1번지 일원 1, 2, 3 공장 터 27만7638m²로 1공장 터가 15만808m², 2공장 터가 7만7555m², 3공장 터가 1만4573m², 1공장 내 기부채납부지가 3만4702m²이다.

토양 오염물질 분석결과 총 861개 조사지점 중 586개 지점(761개소)에서 개발사업지구의 토양오염 우려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출된 성분을 보면 무기성 오염물질인 구리(Cu), 비소(As), 수은(Hg), 납(Pb), 아연(Zn), 불소(F)와 유기성 오염물질인 TPH(석유계총탄화수소) 등이다. △1공장 터는 수은과 아연, 불소, TPH, 벤조(a)피렌 △2공장 터는 구리, 비소, 수은, 납, 아연, 불소, TPH  △3공장 터는 수은, 아연, 불소, TPH가 토양오염 우려기준을 각각 초과했다. 우려기준 초과지점 내 대표 오염물질은 불소(530개소)로 확인됐다. 

불소는 고농도의 경우 급성독성을 일으키고 출혈성 위장염, 급성 신장염을 일으킬 수 있다. 또 불소로 오염된 토양은 식물 생육에 치명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수은은 토양오염 우려기준 초과지점에서 최고농도가 919.06mg/k

g에 달했다. 이는 우려 기준(4mg/kg)보다 229배나 높은 수치다. 수은은 장기간 노출되면 중추신경계와 신장에 심각한 장애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소의 최고농도도 1,302.04mg/kg로 우려 기준(25mg/kg)보다 52배 높았다. 또 구리 최고농도는 3016.9mg/kg

(우려기준 150mg/kg), 납 571.3mg/k

g(200mg/kg), 아연 6,527.2mg/kg(3

00mg/kg), 불소 2,530mg/kg(400mg

/kg), TPH 17,348mg/kg(500mg/kg)도 각각 2.8~34배로 나타났다.

우려기준을 초과한 총 오염면적은 17만6716㎡, 오염토양 부피는 36만3448㎥로 확인됐다. 오염물질이 검출된 땅속 깊이는 조사가 이루어진 지하 6m까지로 나타났다.

부지 오염 원인은 1968년부터 2004년까지 폐수처리장, 폐기물보관스, 각종 저장탱크 등 오염개연성 시설물이 설치된 공장부지를 운영하면서 발생한 토양 오염물질이 장기간 토양 내에 존재하며 물리·화학적 특성에 의해 변형되고 누출됨에 따라 축적된 것으로 추정됐다.

이번 조사는 미추홀구가 지난해 9월 해당 부지에서 기준치 이상의 구리, 납 등이 검출된 것을 확인하고 1블록 도시개발 사업자인 DCRE(동양화학부동산개발)에 행정처분을 명령함에 따라 같은 해 9월부터 12월까지 진행됐다.

이 조사와 관련 인천지역 환경단체는 토양 오염조사가 용현·학익 1블록 도시개발사업 부지 전체가 아닌 공장 부지에 대해서만 한정적적으로 이루어졌다며 조사를 전체 개발부지로 확대해야 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지난 2007년 7월 한국지하수토양환경학회와 인천환경기술개발센터가 발표한 '용현·학익 1블록 도시개발사업부지 토양환경조사서'에 따르면 조사를 진행한 40개 지점 중 5개 지점에서 비소, 수은, 니켈, 아연 등 중금속 농도가 우려기준을 초과해 검출됐었다.

당시 조사지역이 1, 2, 3공장 부지를 제외한 폐석회 야적장과 그 주변 지역 일부에 대한 조사였던 만큼 전체 사업부지로 토양정밀조사를 확대해야 한다는 게 환경단체의 주장이다.

박주희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은 "이 부지는 아파트가 들어설 주거복합공간으로 시민들이 특정 오염물질에 장기간 노출되면 인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어 토양오염 정화에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며 "과거 조사에서 나머지 부지에서도 토양오염이 확인됐던 만큼 도시개발사업 부지 전체에 대한 토양정밀조사와 함께 종합적인 오염정화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용현·학익 1블록 도시개발사업지구는 옛 동양화학 공장 터 및 폐석회적치장 일대 155만7천㎡ 규모로, OCI(옛 동양제철화학)가 개발사업을 하기위해 자회사로 설립한 DCRE가 주거용지 36만7000㎡에 아파트 1만3149세대, 상업·업무시설용지 28만1000㎡에 호텔·판매시설·업무시설 등을 갖춘 복합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인천/남용우 기자 nyw@hyundai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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