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취소 염두에 둔 평가지표” 주장…당국과 갈등 예고
올해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재지정 평가를 받게 된 안산동산고 학부모들이 "불공정한 평가지표를 받아들일 수 없다"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학부모 뜻이 받아들여질 때까지 평가를 거부하겠다는 뜻을 밝혀 교육 당국과의 갈등이 예상된다.
이현주 안산동산고 학부모회장이자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20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경기도교육청의 '자율형사립고 운영성과 평가 기본계획'과 '평가지표'를 살펴보니 자사고 지정을 취소하기 위해 만든 평가지표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도교육청은 작년 말 자사고를 비롯한 자율학교의 재지정 평가 계획 등이 담긴 자율학교지정운영평가계획을 확정하고, 올해 평가 대상인 안산동산고에 기본계획과 세부적인 평가지표를 전달했다.
평가는 학교가 도교육청의 평가지표를 토대로 운영성과보고서를 작성해 제출하면서 도교육청이 서면평가와 현장 실사 및 점검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최종 점수가 70점 미만이면 이변이 없는 한 자사고 지위를 잃게 된다.
그런데 교육청의 이 평가지표가 애초부터 기준점인 70점을 넘을 수 없도록 설계됐다는 게 학부모 측 주장이다.
이 비대위원장은 "교육청 재량평가 영역에서 감사 등 지적사례에 따라 최대 12점 감점이 가능하고 일부 항목에서 '0점 처리 가능'이라고 되어있다"라며 "전문가들의 의견을 받아보니 많은 항목에서 최고 점수를 받는다 하더라도 70점을 넘기는 건 '하늘의 별 따기'라고 하더라"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 학생 전입 현황을 제외한 학생 전출 및 중도이탈 현황만 평가하는 항목 ▲ 교육부로부터 방과 후 선행교육이 가능한 학교로 지정됐는데 선행학습 방지 노력을 평가하는 항목 ▲ 교육청 재량평가 중 '감사 등 지적사례' 감점 계산 시 100% 가산하는 항목 등을 불공정한 평가지표로 제시했다.
이 비대위원장은 "우리 학교는 '하나님을 경외하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건학이념에 따라 종교수업과 인성교육을 중점으로 한 자율적인 교육을 하고자 자사고 지위를 유지하려고 하는 것"이라며 "사교육 조장은 우리 학교에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호소했다.
이어 "학교마다 특성이 있는 건데 오로지 자사고라는 이유로 '적폐' 프레임을 씌워버렸다. 오히려 역차별을 받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불공정한 평가지표를 바로 잡아 달라고 요청하며 이재정 교육감과의 간담회를 요청했으나 '평가 중인 학교 측과 면담하는 건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취지로 받아들여 지지 않았다.
안산동산고 비대위는 이날 저녁 임시학부모총회를 개최해 재지정 평가 문제를 공론화한 뒤 성명서 발표, 시위 등 평가 거부에 나서는 동시에 법적 대응도 검토할 방침이다.
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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