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시, 국도비 보조금 줄줄 샌다
오산시, 국도비 보조금 줄줄 샌다
  • 오용화
  • 승인 2019.02.20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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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산시가 국도비 보조금을 제멋대로 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공사도 안한 업체에 기성금(중간정산 공사비)을 주는가하면, 부실시공이 잇따라 발생함에도 검수조차 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20일 시에 따르면 오산시는 2017년 11월30일부터‘오산장터 주거환경관리사업’을 추진 중이며 현재까지 공정률은 85%이다.

이 사업은 경기도 도시재생사업 공모에 선정돼 이뤄진 것으로, 국비 25억6700만원, 도비 7억7000만원, 시비 35억9700만원 등 총 69억원이 투입된다.

하지만 사업초기부터 시의 부적절한 예산 집행이 세간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공사착공 전 자문비 명목으로 3738만원을 총 31회에 걸쳐 집행했는데 실제 자문위원은 없었으며 그 돈은 오산시 주거환경관리사업 운영위원회 사무실 한 여직원 인건비로 편법 지출됐다.

사업비를 엉뚱한데 지출한 것도 문제이지만 더 충격적인것은 사업비를 지원할 시 사업계획서를 제출하고 주거환경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지출하도록 돼 있는 주거환경관리사업 지원에 관한 조례조차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뿐만아니라 공사도 하지 않은 업체에 기성금을 집행한 사실도 밝혀졌다.

지난해 오산장터 주거환경관리사업 공사 항목인 미스트쿨링 장치(4곳) 설치와 관련해 시는 시공조차 하지 않은 업체에 기성비 5271만원을 집행했다. 부실시공과 과한 공사비 집행도 의문점으로 남고 있다. 지난해 11월21일 사업부지 중앙 광장에 약 2억원이 소요되는 시계탑을 설치했는데, 이 역시 부실시공으로 드러난 것.

당초 설계대로라면 시계탑 밑을 지탱해 주는 기단에 3000개의 글자를 새겨야 하는데, 1400자가 없는 1600자만 새겨졌다. 공사계약에 명시된 글자 하나당 가격은 1만1132원이다. 이를 감안하면 약 1550만원의 공사비가 더 지출된 셈이다.

약 5억3천억원이 투입된 조형물과 노인정 벽화 공사의 경우는 더 심하다.

공사를 마친 뒤 3개월도 안 돼수십여군데 균열이 가는 등 부실공사 흔적이 역력한데다, 과한 공사비가 세간의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악기 기타 모양으로 만들어진 조형물은 벌써부터 균열이가고 꽃 장식 1개에 120만원을 책정하는가 하면, 노인정 벽화는 단순히 페인트만 칠했을 뿐인데, 약 360만원의 과한 공사비를 지출했다.

또한 중앙 광장 바닥 자재인 화강석이 중국산이란 의혹도 제기됐다.

현재 광장에는 약 3억3000만원 상당의 화강석이 바닥자재로 사용됐는데, 이 모두가 값싼 중국산이란 것이다. 공사계약상에는 국내산인 포천석으로 돼 있다.

이 의혹은 자유한국당 이상복 시의원이 시정질의를 통해 밝히면서 알려지게      됐다. 이 의원은 19일 오산시 본회의 시정질의를 통해 전문가와 함께 공사현장을 둘러 본 결과를 낱낱이 공개하며 관련부서에 개선조치를 요구했다.

이 의원은 “수십억원이 투입된 공사가 한마디로 엉망이다. 관련법규를 무시하고 돈을 집행하는가하면, 부실시공이 흔적이 곳곳에 있음에도 관련 공무원들은 점검조차 하지 않고 있다“며 ”시의회 자체에서 특별조사위원회를 꾸려 전반적인 조사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영후 도시주택국장은 이에 대해 “담당 공무원들이 몇 안 돼 점검을 하지 못했다”고 인정하면서 “잘못된 시계탑 공사와 부실시공이 이뤄진 조형물에 대해서는 재설치하도록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오산/오용화 기자 oyh@hyundai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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