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고]위치추적 업무의 쓸쓸한 뒷모습
[투고]위치추적 업무의 쓸쓸한 뒷모습
  • 신관철
  • 승인 2009.07.29 00:00
  • icon 조회수 5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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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소방서 소방장

최근 소방의 업무중 급격히 증가한 것이 자살기도자나 실종자를 찾아주는 위치추적 업무일 것이다.
다른 업무와 달리 시간도 많이 걸릴 뿐 만 아니라 실종자를 찾아내는 성과도 그리 높은 편은 아니지만 신고자들의 안타까운 마음을 달랠 수 있다는 데서 그 의미를 찾고 있다.
물론 위치추적의 신고는 위치정보의보호및이용등에관한법률에 의해 2촌이내의 친족으로 신고를 제한함은 물론 단순가출 등은 신고에서 제외되며 허위 신고에 의한 행정처분(과태료 등)의 조항은 있지만 신고자의 다급한 심정과 안타까움이 앞서 대부분이 신고를 받으면 소방관들이 현장으로 출동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요즘 실종자 등의 위치추적 요청을 보면 조금은 안타까운 마음이 많이 든다.
진정한 위치추적은 정말 드물고 단순한 부부싸움 끝에 자살하겠다고 가출하는 남편과 아내, 부모에게 혼났다고 집을 뛰쳐나가서는 자살하겠다고하는 아들·딸, 자식과 재산문제로 다투다 그만 삶을 정리하겠다고 집을 나가시는 부모님...
참으로 충동적이고 즉흥적인 감정으로 상대방에 대해 상처를 주기 위한 우발성 자살시도가 너무 많아진 느낌이 들어 출동하는 우리 소방관들의 마음 한구석을 씁쓸하게 만들고 있다.
사람의 목숨이라는 것이 태어날 때는 자기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결정되고, 죽음 또한 거역할 수 없는 시간의 흐름에 순응하게 된다.
그렇지만 죽음은 생명의 시작과는 달리 자기 스스로 끝맺을 수 있다.
구급대원들 역시 환자가 약물복용 등으로 자살을 시도했다는 긴급한 접보를 받고 현장에 출동하는 사례가 수없이 많은것이 요즘 실태인것을 보면 인명경시 풍조는 점차 늘어나고 있는것 같다
예전엔 부모보다 먼저 세상을 등지면 불효자라해 제사도 지내지 않았다고 한다. 또한 스스로 자기 몸을 해하는 것은 부모가 주신 몸을 상하게 하는 것이라 하여 불효 중에 큰 불효라 했는데 요즘 세태는 그렇지 않으니 가슴이 아플 따름이다.
어찌 자기 몸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다른 사람의 생명을 소중하게 생각하랴. 희대의 살인자 강호순도 우연히 그런 살인자가 생긴 것이 아닐 것이다.
‘삶을 사랑하고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희망을 갖고 최선을 다해 살았으면’ 하는 생각을 갖고 오늘도 위치추적 업무에 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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